“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은 전반적으로 실패했다. 정확하게는 아직 제대로 된 개혁이 성공하지 않았으니까 개혁의 성과가 거의 없다.”
양홍석 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양 전 소장은 “대체로 한글독해가 가능하면 큰 문제가 없을텐데... 쉽게 정리해줘야겠다”며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형소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은 전체 설계가 잘못됐다. 물론 긍정적으로 볼 만한 부분도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체계상 문제가 있다. (세세한 얘기는 길어서 페북 따위로 전달할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개정에 대한 나의 비판적 입장 때문에 참여연대 관련 직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다. 참여연대가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개정을 환영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한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외 그 논평에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다수 있다) 즉 나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 때문에 참여연대 관련 직을 던진 게 아니다. (이걸 이해 못하는 건지 지들 원하는 프레임에 맞는 것만 가져다 쓰는 건지...)”라고 밝혔다.
또 “별 거 아닌데 왜 사퇴했냐고 묻지 마시길. 그냥 지는 해를 보고도 눈물이 나는 날이 있는 법이고, 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킬 뿐. 남들이 뭐라든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라며 “김경율 전 집행위원장 사퇴 및 회원탈퇴 와 비교하지 마시길. 비교하는 거야 자유겠으나 전혀 다른 경우다. 나로서는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고 모욕적이다. 이유는 길어서 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 전 소장은 “난 진보인사가 아니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나를 진보인사니 뭐니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기준이 나와 다를 뿐이다.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법이고 평가야 자유지만 진보냐 아니냐는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다. 그걸 알고 말씀하시길”이라며 “내 얼굴, 목소리 등을 함부로 쓰지 마시길. 내가 이름을 알리고자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나 나댈 수 있었고 내가 목소리를 내자고 했으면 방송을 종횡무진했을 지 모른다. 난 그냥 음지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이게 내 정체성이고 지향이다. 내가 하지 않은 일을 내가 했다고 하지 않았고, 내가 한 일도 남이 했다고 하거나 내가 한 것보다 덜 했다고 했다. 내가 한 일로 남이 주목받더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한 소송들 그냥 나열만 해도 책 한 권은 거뜬히 쓴다. 그런데 왜 내가 굳이 드러내지 않는 것인지 생각해보시길. 그러면 엉뚱한 말을 하진 못할 것이다. (내가 드러내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일부 보도되는 것은 나로서는 피할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명성보다 성취를 중요시했고, 이기는 맛 그 자체를 느끼려고 소송하는 것이지 이겼다는 타이틀이 필요해서 소송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들의 잣대로 함부로 내가 어떨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길”이라며 “기자들의 전화는 가능하면 받는 편이다. 왜냐. 전화해서 물어보는 최소한의 적극성을 가진 사람이 오보를 하도록 둘 수 없고, 음지에 사는 변호사도 지식인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TV같은 양지로 나가지는 않더라도 묻는 말에 답을 하는 편이다. 다만 질문하면 답할 뿐이다. 질문의 수준이 답의 수준을 견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단하게 멘트를 달라? 난 멘트 제조기가 아니니 이런 요구는 하지 마시길.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왜곡되거나 오해가 생기는 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양홍석 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은 15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 든다‘는 견해를 밝히며 사임의 뜻을 표명했다.
양 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참여연대의 형사사법에 대한 입장,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한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