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해리스 대사 콧수염, 일제강점기 총독 연상"

외신 "해리스 대사 콧수염, 일제강점기 총독 연상"

기사승인 2020-01-18 07:23:16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에 관심이 쏠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지난 16일 외신 기자들과 만나 "내 수염이 어떤 이유에선지 여기서 일종의 매혹 요소가 된 것 같다"며 '콧수염 논란'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모친과 주일 미군이던 부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2018년 7월 주미대사로 부임한 그는 "외교관의 길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삶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콧수염을 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B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일부 한국인에게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은) 일제 강점기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이 상한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총독의 콧수염이 연상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는 이전에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을 더 내라고 요구하면서 긴장을 조성했었다"며 "그러나 그는 그의 혈통에서 비판이 비롯됐다고 한다"고도 했다.

CNN방송도 이날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은 대사 자신을 넘어서는 더 큰 문제의 논의를 촉발했다"면서 "일제강점기의 유산에 대한 많은 한국인의 여전히 쓰라린 감정, 방위비 협상 와중에 한미 간 수십년 지속된 동맹의 미래에 나타나는 균열 같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해리스 대사는 일본인이 아니고 미국 시민이며 그를 일본 혈통으로 부르는 것은 미국에서는 거의 인종차별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과 같은 인종적 다양성이 없는 균질한 사회"라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회견에서 대북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직접 언급한 이후 외신 간담회에서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과 먼저 협의하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대사가 주재국 정상의 발언에 대해 공개 언급하는 건 드문 일이라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장재민 기자 doncic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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