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민족 대명절 설을 맞이해 한마음으로 상생경영에 나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설을 맞이해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을 통한 상생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협력회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영에 보탬이 되기 위해 설 연휴 이전에 1조20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회사별로 최대 2주 이상 물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협력회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2011년부터 협력회사 물품 대금을 월 4회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계열사들도 월 3~8회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협력회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 발표를 통해 협력회사 지원 프로그램을 총 4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협력사 대상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를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우수 협력회사 인센티브’도 2차 협력사까지 넓히고 금액도 2배 규모로 확대했다.
또 협력사의 최저임금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설을 앞두고 납품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상생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설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1조 73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위아 등 6개 회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23일 일찍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명절을 앞두고 납품대급을 조기 지급함으로써 협력사들이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자금 소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부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들도 설 이전에 2, 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금 수요가 가장 많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자금이 2, 3차 협력사들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 협력사 임직원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지난 17일 명절을 맞이해 거래기업에 대금 2743억원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이번 조기지급을 통해 설비자재 및 원료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5일간 매일 지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달 초 지급하는 협력사의 협력 작업비도 앞당겨 이 기간에 매일 지급할 방침이다.
한화의 계열사인 한화시스템도 하도급업체 109개사 대상 408억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기지급은 명절을 앞두고 하도급업체의 자금 부담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결정됐다. 조기지급되는 대금은 협력사별로 22일부터 23일까지 순차 지급된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의 동반성장철학인‘함께 멀리’를 바탕으로 협력사와의 나눔 경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