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분쟁 등으로 20년 넘게 흉물로 방치돼 있던 전북 익산 동부시장 재건축이 추진되지만 전북도 심의 통과 등 첫 단추 꿰기가 관건이다. 익산시는 동부시장 재건축을 추진해 도시미관 정비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전북도 ‘시장정비사업 심의’를 넘지 못해 오는 30일 세 번째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익산시의 추천을 받아 전북도 ‘시장정비사업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익산시가 지난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전북도에 추천했지만 교통 혼잡, 주거와 상업비율 등을 이유로 재심의 의결이 나왔다.
동부시장은 익산지역 3대 재래시장으로 지난 1981년에 영등동 548-1번지 일원에 건립됐다. 지난 1992년 전기누전으로 대형화재 발생, 1997년 재난시설 D등급으로 지정되면서 동부시장 재건축이 추진됐다.
이후 지난 2003년 시장재건축사업 허가를 받아 지하 4층, 지상 7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조성코자 했지만 토지소유자가 조합에서 시공사로 변경되면서 발생된 분쟁으로 또 다시 좌초됐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동부시장 재건축이 지난 2017년 시행사가 변경되면서 토지소유자가 변경됐고, 토지소유자와 재건축조합간의 사업시행 합의로 재추진에 나섰지만 이번엔 전북도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행사가 변경되면서 동부시장 규모역시 변경됐다. 당초 4만1천973.16㎡ 연면적에 지하 4층, 지상 7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조성키로 했지만 지난해 심의에 올린 계획은 5만6천619.43㎡ 연면적에 지하 4층, 지상 29층의 주상복합건물이다.
또 전북도의 재심의 의견에 따라 5만6천880.62㎡ 연면적에 지하 4층, 지상 28층의 판매(1·2층 시장)·근린생활·공동주택 조성,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차량 진출입을 분리하는 등 계획을 변경해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동부시장 건물을 철거해 놓고 23년이 지나도록 표류중이어서 도심 속 흉물로 남아 있다”면서 “시유지를 임차해 가건물을 지어 사용하고 있는 가설시장역시 시설 노후화로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전통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전북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장정비사업을 시도하고 있어 전북도 심의 통과가 어렵지만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탓에 임시로 옮겨놓은 가설시장에 남아 있는 기존 재건축 조합원들이 모두 떠나고 2명 정도만이 남아있어, 가설시장에 입점해 있는 상인들과의 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익산=홍재희 기자 obliviat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