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 속에서도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는 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의 열정이 타오르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에서는 FoCA 창작스튜디오가 2기 입주작가 보고전인 ‘현재의 기억’이 펼쳐져 입주 작가들의 1년간 창작활동 결과를 선봰다.
‘현재의 기억전’은 내달 1일까지 개최되며 전주를 비롯해 타 지역 작가 7명이 팔복예술공장에 머물면서 느낀 점을 공간과 시간을 넘어선 창작예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실, 한지, 벽, 식물 등 재료의 한계를 넘어선 실험미술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관람자들에게 현대미술이란 새로운 시각과 감동을 선사한다.
‘현재의 기억전’은 A동을 시작 B동 꿈터와 이팝나무홀까지 작가별로 공간이 분리돼 전시되며, 강민정, 강민정, 강은혜, 김영란, 박진영, 안준영, 최수련, 최은숙 등 7명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강은혜 작가는 실이란 재료의 선적인 특성을 살려 공간을 캔버스 삼아 위쪽 벽면에서 아래쪽 벽면을 실로 연결해 구성하고 있다. 작가는 레지던시로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물리적, 정신적 거리감을 공간에 표현, 뫼비우스 띠처럼 반복의 영원을 형상화했다. 선은 구역을 나눈 동시 시간과 기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안준영 작가는 주로 선적인 요소를 사용한 드로잉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창작스튜디오 입주하면서 다양한 표현방식을 연구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드로잉의 선적인 요소에 면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또 캔버스라는 한정된 표현공간을 벽면으로 넓혀 3차원적인 공간에 대한 재현적 묘사를 확장한 모더니즘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란 작가는 한지를 사용해 엄마의 방과 자신의 방안에 놓여있던 자개농과 서랍장 등의 모형을 만들어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엄마의 방에는 오십 넘어 소원하던 10자 자개농과 서랍장이 놓여 있지만 실질적으론 아버지의 전유물과 허물만이 존재하고 있다. 작가는 엄마의 방에 놓인 물건을 통해 무언가 해보고 싶고, 말하고 싶고, 자유롭고 싶었지만 장롱 깊숙이 넣어두어야 했던 엄마의 마음을 이야기 한다.
이밖에도 최수련 작가의 한자를 배경으로 한 ‘무제(임언사)’, 아궁이를 주제로 한 강민정 작가의 ‘조(jo)’, 최은숙 작가 ‘사물들_no.2’, 박진영 작가의 ‘초인’ 등을 선봰다.
팔복예술공장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찾는 관람객들이 줄어 아쉽다”면서 “입주 보고전을 통해 많은 분들과 이들의 예술적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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