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전북 지자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지만 ‘환경훼손’ 등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상태이거나 제동이 걸려있다.
특히, 경남 통영과 전남 목포의 경우 케이블카 설치로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어 전북지역 지자체들 역시 추진에 나서지만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케이블카를 설치키 위해서는 자연공원법, 문화재보호법, 산림보호법, 궤도운송법 등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환경단체, 일부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이 수용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때문에 케이블카 설치에 나섰던 지자체들은 환경청과 법적 다툼을 벌이거나 계획만 세워놓고 잠정 보류한 상태로 1990년대 이후 전북지역에는 추가 설치가 없는 실정이다.
전북지역에는 삭도시설(케이블카, 곤돌라 등)이 총 4개가 설치돼 있다. 1980년 내장산과 1990년 대둔산에 관광용, 1990년 무주리조트에 스키용, 1998년 모악산에 전주방송총국 전용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대둔산 케이블카는 지난 2017년 31만4천373명, 2018년 33만 5천709명, 2019년 8월까지 12만5천675명의 이용객이 있었고, 정읍 내장산 케이블카의 경우 연간 10만명의 관광객이 이용하며 7억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내장산 케이블카의 경우 평일 이용객이 거의 없고 10월, 11월 단풍철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며, 대둔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는 올해부터 신시도와 무녀도를 잇는 국내 최장 노선 4.8km인 고군산도 해상 케이블카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군산시는 지난해 6월 새만금개발청과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지난해 말까지 타당성 용역을 마친 상태로 올해까지 개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오는 2024년에는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달 10일께 신시도 임야부지가 기존 생태·자연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변경됨에 따라 올해 인·허가 절차 진행에 한 단계가 더 추가 되면서 차질이 생겼다.
군산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1등급을 2등급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조정신청을 할 계획으로, 새만금개발청에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개통계획은 오는 2024년까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안군은 천혜의 자연환경 마이산 도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낙후된 진안을 살리겠다며 나섰지만 지금까지 한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마이산 케이블카는 단양리 사양제 주차장 인근~암마이봉 우회~봉두봉 인근~마이산 탑사(남부) 인근 도장골까지 총 연장 1.59km 규모의 ‘마이산 드림카(케이블카)’로 설치될 계획이었다.
애초 진안군은 마이산 도립공원 계획에 반영된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지난 1997년 실시설계까지 마쳤지만 IMF 등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착공이 무산됐고, 이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진안군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됐다.
또 케이블카 중간정류장 예정지가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핵심구역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으로 좌절, 문화재구역으로 좌절, 새만금환경청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서 ‘부동’ 통보 등 난관의 연속이다.
현재 진안군은 지난해 5월 환경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올해 1월 30일 1심 변론기일이 잡혀있었지만 오는 4월 8일로 1심 변론기일이 연기된 상태이다.
정읍시는 사업비 600여억 원을 들여 내장문화광장에서 용산호까지 4.8k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내장산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민단체의 반대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
정읍시민단체는 지난 1980년대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존재함에도 불과 10km도 안 되는 지역에 또 다시 설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이와 달리 케이블카 설치로 호황을 누리는 곳도 있다. 경남 통영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케이블카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 중인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지난 2008년 사업비 173억 원을 들여 동남동 미륵산 8부 능선에 1천975m, 8인승 콘돌라 48대를 설치·운영해 오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관광객이 늘어 지난 2012년 132만명, 2013년 137만명, 2014년 121만명, 2015년 136만명, 2016년 123만명, 2017년 140만명이 다녀가 관광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 역시 약 6개월 동안 70만명 정도가 다녀갈 정도로 호황을 누리면서 경제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처음 제안 이후 32년 만에 착공됐지만 임시철탑 전도로 공사가 중단되고 와이어로프 연결과정 문제로 개통이 연기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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