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미래통합당은 국민선동 멈춰야”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당부했다.
진 전 교수는 “유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앙지는 공교롭게도 유럽에서 중국인 입국을 가장 강력하게 막은 이탈리아입니다. 아직 0번 감염자, 즉 최초 전파자를 못 찾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탈리아에 입국한 8명의 중국인 사업가들을 의심했으나, 검사결과 이들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외려 문제는 수퍼전파자가 된 1번 환자에 대한 병원의 관리가 허술했다는 데에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이에 북부 이탈리아를 여행한 크로아티아인 2명, 오스트리아인 2명, 스위스인 1명, 프랑스인 1명, 스페인 여행 중인 이탈리아 의사가 각각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도, 오스트리아도, 스위스도 이탈리아 국경봉쇄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로마에서 회합을 가진 유럽 각국의 장관들은 이 시점에서 국경봉쇄는 ‘부적절하며 비효율적’이라는 데에 동의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봉쇄를 한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중국봉쇄를 하지 않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거꾸로 됐죠? 이는 국경봉쇄를 통해 전염을 100% 차단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발상인지 잘 보여줍니다. 유럽의 각국은 이미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국가들, 지역들 사이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바이러스와 싸울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라며 “이탈리아처럼 중국인의 입국을 막았던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곧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중국봉쇄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겠죠”라고 소개했다.
진 전 교수는 “그렇다면 남는 것은 바이러스와 효과적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는 것이겠죠. 이탈리아의 경우 확진자가 300명이 넘었지만, 이제까지 검사를 받은 인원은 고작 2~3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우리의 10분의 1수준이죠. 일본도 진단키트의 개발이 늦어 아직도 검사를 대규모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더 열악하여 환자가 제 발로 찾아오지 않는 한 아예 검사를 안 하는 수준이고. 반면 한국은 미국정부로부터 칭찬을 받을 정도로 초기대응을 잘 했습니다. 그 덕에 시간을 벌어 일본과 달리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고, 현대 하루 수 천 명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을 곧 하루 최대 2만 명까지 조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보수언론인 중앙일보에서도 한국의 이 뛰어난 검사능력에 외국에서도 놀라워 한다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런데도 미래통합당에서는 여전히 앵무새처럼 중국봉쇄 얘기만 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전문가’ 집단은 고작 의사들의 이익단체 의협입니다. 방역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들이죠. 이들은 굳이 대면진료가 필요 없는 환자들은 원격진료를 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보다 자기들의 이익이 더 중요했던 겁니다. ‘의사’단체가 아니라 개업의들의 ‘이익’단체라는 얘기죠. 유럽과 미국의 예가 보여주듯이 봉쇄로 감염원을 100% 차단해 청정지역을 유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입니다. 그렇다면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추적해 차단하고, 추적이 불가능할 경우에 확산을 최대한 저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게 합리적일 겁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정략적인 이유에서 중국을 지목하는 것은 방역에 혼선만 초래할 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도울 생각이 없다면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죠. 감염의 70% 이상에 책임이 있는 신천지가 피해자라는 얘기만 반복하면 어떻게 합니까? 이들이 종교적 광신에 빠져 정부와 사회의 합리적 요청을 무시하고 감염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고작 ‘신천지는 피해자’다? 문재인을 가해자 만들기 위해 ‘신천지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외치는 게 이 상황에서 가당키나 합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외부의 유입원을 차단하는 것만이 해법이라 믿는다면, 다른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대구경북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중국인에 의한 감염사례는 한두 건에 불과하고, 대구신천지에 의한 감염은 이미 수 백 건, 곧 천 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바이러스에 무슨 국적이 있어 패스포트 들고 다니던가요? 우한이나 대구나 감염력은 동일합니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중국은 안 막고 대구만 막아?’ 이런 선동질로 국민들 분열시켜서 얻는 게 뭡니까? 게다가 사실도 아니잖아요. 우한은 이미 통제하고 있고, 들어오는 중국 유학생들도 이미 출국단계에서 체크를 받고, 들어와서는 2주간 자가격리를 합니다. 반면 서울로 오는 대구경북의 길은 막히지 않았고, 이들이 타지역에 들어온다고 2주간 격리시키는, 그런 황당한 조치를 하자고 주장하는 이도 없습니다”라며 “신천지신고들 전수조사 하는 데에도 수십 일이 걸린답니다.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접촉자 파악해서 격리시켜야 하고, 확진자로 밝혀진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하고. 지금 인원도, 장비도, 병상도 부족한 상황으로 압니다. 방역복 입고 지쳐서 축 늘어진 분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아픕디다. 온 국민이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에 옆에서 욕이나 하고 신천지 편이나 들고 있으면 어떡합니까?”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황교안 대표, ‘이 문제를 정쟁화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세요. 9.11 사태 때 공화당 부시 대통령 옆에는 민주당에 속한 클린턴 전직 대통령이 서 있었죠. 그 자리에서 그는 ‘부시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외쳤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이 아니라 공화당 ‘대통령’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여러 모로 마음에는 안 들어도 문재인은 우리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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