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조국 반대당 vs 조국 수호당. 정당정치와 팬덤정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거죠. 그 충돌이 시각적으로 드러난 것은 봉하마을 방문 경쟁입니다. 결국 열린민주당 사람들은 권양숙 여사 못 만나고 빈 말만 듣고왔죠. 봉하마을에서는 이 분들께 짜증이 났을 겁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노무현의 이름을 팔아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짓을 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죠. 한쪽은 조국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하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노골적으로 조국을 비호하고. 봉하마을에선 ‘노무현=조국’이라는 등식이 당연히 불쾌하겠지요”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신현영 교수는 상식적인 얘기를 했을 뿐입니다. ‘의대에 들어온 학생들도 성골과 진골, 평민으로 계급이 나뉘어진다.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 2주간 인턴을 하고 논문의 제1저자가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누구나 다 아는 얘기죠. 문제는, 이 상식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의 절반은 그런 상태에 있을 겁니다. 그들 중 증상이 덜한 이들은 불만이 있더라도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지만, 중증에 빠진 이들은 다르죠.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사도로 받아들일 수는 없잖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비례대표 선거는 조국 반대당과 조국 수호당의 대결이 됐다.’ 선거는 정당정치의 문법으로 치러야 하는데, 그 동안 팬덤정치를 요긴하게 활용해 왔으니, 이런 부작용도 일어나는 겁니다. 민주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거죠. 비례대표 투표야 대략 제로섬 게임. 당에서 임명한 이들의 자리를 당에서 떨어뜨린 이들이 차지할 판이니, 결국 팬덤이 정당정치의 문법을 왜곡시킨 셈이죠. 물론 선거가 끝나면 반대당이나 수호당이나 결국 하나가 되겠지만, 민주당 내에서 이 사람들, 앞으로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킬 겁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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