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사망 규탄 시위에 연방군 투입을 천명하는 가운데 영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시위진압용품의 규모가 ‘수백만 파운드’ 규모로 알려져 인권운동가들이 수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은 수백만 파운드 규모의 폭동진압 장비·군중 해산용 가스·고무탄·소형무기를 미국에 판매할 수 있게 수출허가를 내준 상태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흑인사망 규탄 시위를 폭동 수준으로 격화하면서 경찰은 물론 군까지 시위진압에 투입한 상황이다.
이에 인권운동가들은 영국이 미국에 시위진압용품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진압용품의 경우에 정부지침상 국민을 탄압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는 수출돼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비영리기구인 ‘무기거래반대캠페인(CAAT)’의 시아나 방구라는 “미네소타주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행해진 경찰의 끔찍한 폭력을 가능한 한 강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할 때 영국산 무기가 쓰이진 않았는지 전면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경찰이 흑인과 시위대의 권리를 보장한다고 믿기 어렵다”면서 “그렇다면 (영국에서 미국으로) 모든 무기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영국지부의 올리버 필리-스프레이그도 “미국 여러 도시에서 나타난 ‘증거’들을 보면 (시위진압에) 영국산 최루가스나 고무탄이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여겨진다”면서 “영국은 미국 군경의 장비요청을 건건이, 자세하게 살피고 무책임하게 사용할 것이 분명한 곳에는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미국에 특정상품 수출을 중단한 전례가 없지는 않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약 10년 전부터 사형에 사용되는 약물을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다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미국과의 무역협정 체결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서 사라진 영국과 유럽 간 무역협정을 미국과 대신 체결하려고 하는 터라 영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반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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