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늦깎이 산모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출산율이 감소하는데도 40대 이상 출산율만은 되레 늘었을 정도다. 의료현장에서는 건강하게 출산하는 40대 산모들의 사례가 적지않게 나타난다.
11일 통계청의 ‘2019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인구 1000명 당 출산율은 20대 후반이 전년 41.0명에서 35.7명으로 가장 크게 줄었고,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은 91.4명에서 86.3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 출산율(7.2명)은 20대 초반 출산율(7.1명)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 연령의 출산율이 줄어든 가운데 40대 이상만 전년보다 다소(0.6명) 늘어난 수치다.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 산모가 33.3%로 출산하는 여성 3명 중 1명은 고령 산모인 셈이다
의학적으로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임산부가 만 35세가 넘으면 고령임신으로 본다. 만 35세를 기점으로 난자의 기능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35세 여성은 30세 이하의 여성에 비해 자궁 착상률이 절반 이상 떨어지고 유산율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임신중독증 위험도 고령산모가 일반 산모보다 약 4배 가까이 높다. 이처럼 난자의 노화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의학적 소견이다. 난자의 노화는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에 인한 선천성 기형아 발생 위험률도 높이기도 한다.
박미혜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자의 노화는 신체의 노화와는 다르다. 난자의 경우 적정 개수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운동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늦출 수 있는 신체의 노화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고령임신이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안전하게 출산하는 고령임신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건강관리와 산전 진찰 등이 동반된다면 합병증 없이 건강한 출산도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박 교수는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고령임신이라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43세인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병증 없이 3.5kg 적정체중의 아이를 질식분만(자연분만)으로 성공적으로 마친 사례도 있다. 출산이나 임신이 단지 나이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령임신에서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임신성 당뇨가 대표적이다. 비만, 혈압, 당뇨 등 관리가 잘 된다면 고령이어도 관련 합병증을 피해갈 수 있다. 또 산전진찰을 통해 임신 전 위험요소를 미리 찾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출산은 인생에 있어 큰 축복받는 날이다. 최근에는 분만과정에서 남편도 감동을 받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의료진으로서 그런 축복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 출산의 경험은 꼭 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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