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인도 내에서 ‘중국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되레 인도의 경제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국경 분쟁으로 긴장을 이어오던 인도와 중국은 접경지인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무력 충돌로 45년만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도 내에서는 사람들이 중국산 TV를 발코니 아래로 던지고 중국 상품을 불태우는 등 ‘반중감정’이 심화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공공부문 사업에서 중국 기업과의 계약을 취소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특히 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여 등을 고민하고 있어 양국간 무역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해 BBC는 25일(현지시간) 인도 정부의 조치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인도에 더 심한 경기 불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무역파트너로 화학, 자동차부품, 가전, 제약 등 인도 전체 수입의 12%가 중국에서 오고 있다.
특히 제약분야의 의존도가 높다. 인도 제약연맹 수다르산 자인 회장은 “인도가 수입하는 의약원료품 중 70%는 중국산”이라며 “인도 정부가 자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지만, 실제 적용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내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분야는 저가 브랜드 샤오미, 오포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핵심 부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에어컨 등을 제조하는 블루스타 리미티드사의 티아그라얀 상무는 “현지 공급망을 설치해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며 특정 부품의 경우 중국 말고 대안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자본이 인도 기업에 투자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인도 뭄바이 소재 싱크탱크 게이트웨이 하우스에 따르면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중국 대기업들은 배달앱 조마토, 온라인 슈퍼 빅 바스켓 등 인도 스타트업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전략적으로 투자했다.
게이트웨이 하우스 아미트 반다리 분석가는 “중국 거대 기업이 인도의 사회·경제·기술 생태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인도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 30개사 중 18개사는 중국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성을 키워 인도가 중국 간 무역으로 발생한 500억달러(약 60조원)의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한국도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응해 수입하던 불화수소를 자체 개발로 돌리며 자립도를 높였고 결국 일본 산업이 역풍을 맞은 바 있다.
그러나 BBC는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인도에서 이 중 어느 것도 잘 풀릴 것 같지 않다”며 “중국도 인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 뿐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물리적 제품 말고 틱톡(TikTok)과 같은 중국 앱을 불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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