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부산을 찾은 것은 최근 ▲5G·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공장은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2018년 부산에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사업장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 적층 세라믹 캐피시터)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어, MLCC가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MLCC는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PC), IT기기, 가전제품, 자동차, 5G, IoT(사물인터넷) 관련 제품에 두루 사용된다. 자동차에는 동력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에 최소 3000개에서 1만개의 MLCC가 탑재된다.
앞서 지난 12일 삼성전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적층형세라믹콘덴서)를 개발해 고부가 전장 제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을 비롯해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현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현장 경영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격려한 것만 일곱차례다.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4월 구미 스마트폰 공장을 찾았다. 특히 6월에는 반도체연구소, 생활가전사업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방문하고 지난주에는 사내벤처 C랩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