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지난 8월 23일 시행된 거리두기 2단계로 큰 타격을 입었다. 뷔페 등의 업종은 아예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곧 이어진 거리두기 2.5 단계로 대형 유통시설인 백화점, 대형마트도 이용객이 감소하며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식료품 등 수요로 버텼던 대형마트와 달리 백화점과 아울렛의 피해가 컸다.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주말 기준, 전년 대비 많게는 4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요 아울렛도 3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추석 연휴 등을 거치고, 방역단계까지 완화한 만큼, 앞으로 이 같은 최악의 매출 하락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다. 황금연휴를 거치며 조금씩 소비 심리가 살아난 데다, 연말 시즌 전 거리두기가 완화로 큰 부담이 사라진 것이다. 다음 달부터 연이어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쇼핑 행사도 긍정적 호재라는 평가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은 아직 먼 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02명으로 여전히 세자리 수를 기록하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회복하기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세의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연말 소비가 이뤄져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온라인‧홈쇼핑 업종만이 유일하게 100을 넘기며 반등이 예상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소폭 반등이 예상됐지만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의미한다. 온라인·홈쇼핑 업종은 108을 기록했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각각 96, 54를 기록했다.
온라인·홈쇼핑은 성탄절 등 연말 특수에 겨울 제품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되며 100을 넘어섰다. 백화점도 그나마 코세페 등 연말 할인 행사가 있는 것이 고려되어 100에 근접했다. 반면 모든 업종 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한 대형마트는 코로나19에 영업규제 연장 등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지적됐다.
이외에도 편의점은 경기전망 78을 나타냈지만 계절적인 비성수기라 매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슈퍼마켓(61) 역시 모든 업종 중 가장 큰 낙폭(10p)을 기록하며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신선식품에서 당일배송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고 간편식품은 편의점과 경쟁해야 하는 등 경쟁업태에 끼어 있는 구조에서 매출을 진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유통업황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거리두기가 완화했지만 조기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만큼 기업들이 위기를 견디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여러 부담금와 규제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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