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법위 평가 의견 놓고 특검 '미흡' vs 변호인 '긍정' 대립

삼성준법위 평가 의견 놓고 특검 '미흡' vs 변호인 '긍정' 대립

이재용 국정농단 9차 공판···30일 결심
시민단체 '준법위' 양형요소 반영 안돼

기사승인 2020-12-21 17:33:2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법정 출석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양형을 가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 활동 평가에 대한 전문심리위원단 의견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의 의견이 대립했다. 

준법감시위 평가를 위해 특검 측이 추천한 홍순탁 회계사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했지만, 이 부회장 측의 김경수 변호사는 '긍정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재판부가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유보입장을 드러내 준법감시위 실효성을 양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한 재판부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1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9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지난 8차 공판 때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김경수 변호사, 홍순탁 회계사로 구성한 준법감시위 전문심리위원단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에 대해 특검과 변호인단이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로 진행했다.

먼저 특검은 "준법감시위 제도는 일반 양형인자 중 '(피고인의)진지한 반성'에 해당하는데 권고 형량범위는 특별 양형인자로 결정되는 만큼 실효적 준법감시제도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긍정 의견을 밝힌 김 변호사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이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준법감시 시스템에 대한 총론적인 결과를 내린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개별적 평가기준으로 강 전 헌법재판관과 홍 회계사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볼 수 있어 2대 1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강 전 헌법재판관은 재판부에 "준법감시위 위상이 강화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은 확인했지만, 최고경영진에 대한 준법감시에는 아직 한계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특검 주장에 대해 "준법감시위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점검항목으로 한정해 '맞다', '아니다' 처럼 평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준법감시위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은 개별적인 점검항목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삼성은 약속을 이행했다. 준법감시위를 통해 이행한 내용들은 진정성이 있는 변화이고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핵심 의제로 설정했고 실제로 4세 승계를 포기하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며 "이를 통해 준법의무를 위반하는 위험은 해결됐다고 볼 것이다. 앞으로도 준법감시위에 대한 시민의견을 들어 개선 및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공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준법감시위 활동을 양형 요소로 반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외부 기구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 반영될 명목도 논거도 없다"며 "애초 준법위 활동을 양형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맞지 않고, 최근 삼성생명의 암 보험 미지급과 삼성SDS 부당 지원과 관련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등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준법감시위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죄행위에 면죄부가 돼서는 않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대가로 약 298억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형량을 줄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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