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서울시장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저라는 공공재가 서울 비전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18일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첫 번째 토론에 나선 데 이어 두 번째 주자로 참석했다.
오 후보는 녹색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토론회장에 등장했다. 토론 직전까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단일화 막판 합의를 이어갔다. 이에 오 후보는 토론회 시작 전 사회자가 ‘머리가 복잡한가’라고 묻는 말에 “오전에도 집중해서 준비를 못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 후보는 토론 내내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답변을 이어갔다. 내곡동 땅 투기 논란에 대해선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이익을 본 것이 맞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범야권 단일화가 보궐선거의 뜨거운 쟁점이 된 만큼 첫 질의로 ‘단일화’ 문제가 다뤄졌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긴급 입장문을 내고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 후보가 제안한 문구 관련한 부분만 수용해놓고 마치 전체를 다 받아들이기로 한 것처럼 포장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오늘 아침에 여론조사에 대해 한쪽 기관에는 적합도를, 다른 한쪽은 적합도로 묻자고 수정 제안했다. 그게 8시인데 12시가 조금 넘어서 (안 후보 측이) 답변했다”며 “우리 측이 요구한 유선전화 부분은 언급이 없었고 무선전화 100%로 하자면서 마치 (안 후보가) 통 크게 받아들인다는 표현만 그렇게 했다”고 지적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가 자기 뜻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무리한 주장을 하는 협상 과정을 봤을 거다. 결국, 안 후보 측이 원하는 대로 토론회 1번으로 끝났고, 국민선거인단 안도 철회하고 100% 시민 여론조사 받아들였다”며 “하나하나 말해보면 저희 당 주장이 하나도 관철이 안 됐다. 안 후보 측 안이 하나하나 차례로 받아들여지는 모습 국민이 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그런 말은 도리도 아니고 목표 달성을 위해 결과적으로 이간질하는 말을 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진정 단일화를 원한다면 안 하는 게 도리”라며 안 후보가 단일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을 이어갔다.
최근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은 “내공이 보통이 아닌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오 후보는 “누군가가 외교·안보 관련해 잘 모를 거라는 전제로 질문을 하니 윤 전 총장은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낫다. 전문가에 의존하면 된다’고 답하더라. 보통 생각이 깊은 게 아니면 이런 답을 못한다”며 “모른다고 하는 게 진짜 큰 힘이다. 이분 좀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저랑 사적인 연은 없다”면서도 “한국 사회는 한 명만 통하면 소통되는 사회 아닌가. 실제로 같은 법조계에 있고. 한 분이 간접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만들어서 지금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총장이 단일후보를 지원하면 좋지 않겠는가. 그런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다.
질문 말미에는 세 번째 도전하는 서울시장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제 진심을 믿어주실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대선이나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한 것은 개인의 목적, 입신양명을 위해서 말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진심으로 저 자신을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제 머릿속에 있는 정보와 제 손발에 달린 실천력들은 여러분들이 저에게 주신 공공재다. 저는 이 공공재가 공공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소명이다”며 “두 번씩이나 적힌 서울시장 이력서가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어떤 게 중요하겠는가. 이건 진심이 담긴 호소”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가진 경륜, 경험을 서울시를 위해 사용해달라. 서울시의 미래를 위해 저만큼 준비된 후보는 없다고 자부한다”며 “어려운 서울, 어려운 대한민국을 위해 뼈가 부서져라 일해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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