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부산에서 ‘보수’가 부활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진보진영에 내줬던 지방 권력 탈환에 성공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는 96만1576표(62.67%)를 획득해 당선됐다. 2위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34.42%, 52만8135표), 3위는 자유민주당 정규재 후보(1.06%, 1만6380표)다. 박 후보와 김 후보 간 차이는 43만3441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52.7%를 기록했다.
박 당선인은 1960년 부산 초량에서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대일고,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다. 학생운동 중 최루탄에 한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박 당선인은 190년대 중반 김영삼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정부 개혁에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부산 수영구)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해박한 지식으로 정치권에서 ‘정책전문가’, ‘전략가’로 통했다.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변인과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등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 사회특보 등을 거치며 이른바 ‘MB맨’으로 활동했다.
시련도 있었다. 2008년과 2012년 18대·19대 총선에서 연거푸 친박(친박근혜)의 벽을 넘지 못해 재선에 실패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이후 정의화 국회의장시절 국회 사무총장으로 기용됐다.
‘보수 논객’, ‘합리적 보수’는 박 당선인의 또다른 별명이다.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등에 출연하며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맞서 토론하는 모습으로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초에는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새로운보수당 등 야권의 통합을 주도하고, 4·15 총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개혁보수 전략가’로 통했다.
박 당선인의 1호 공약은 ‘어반루프’다. 시속 300km로 도심을 주행하는 도심형 초고속철도를 건설해 부산을 ‘15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어반루프를 ‘가덕신공항-북항-동부산 구간’에 설치해 신공항과 도심을 15분 내에 잇겠다고 공언했다.
청년 일자리 공약도 주목받는다. 대규모 산학협력으로 청년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박 후보의 중점 ‘청년 공약’이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도시를 ‘데우스밸리’로 명명, 데이터를 매개로 한 창조도시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주도의 주택 공급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지은지 20년이 지난 아파트 약 10만 가구의 리모델링을 지원하고 재건축·재개발 추진 기간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부산 주택 보급률을 지난 2018년 기준 103%에서 110%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부산시민들의 지지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당선이 확실시 된 7일 오후 11시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그 마음, 시민을 섬기는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겠다“며 ”더 겸손한 자세로 시정에 임해 시민들을 실망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급한 현안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극복을 꼽았다. 그는 ”일종의 비상경제대책회의 또는 위기극복대책회의를 열겠다“며 ”코로나 위기를 먼저 극복한 뒤 시민들에게 의미있는 결과를 전하겠다. 대안을 마련하고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8일 첫 일정을 곧바로 시작한다. 오전 8시 30분 충렬사 참배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국민의힘 의총 화상회의 참석, 11시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 당선증 수령 등 공식 ㅇ리정을 이어간다. 이후 박 당선인은 곧바로 부산시청에 출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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