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는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내면서 신한금융을 앞서갔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신한금융지주가 금융그룹 가운데 선두에 있던 만큼 리딩금융의 자리를 놓고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주력 계열사 은행, 코로나19 악재 뚫고 실적 성장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7295억원) 대비 74.1% 늘어난 1조2701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 금융그룹 가운데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리딩금융의 자리를 수성했다. 라이벌로 불리는 신한금융도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1조1919억원을 냈으나 1위 탈환은 실패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두 은행은 코로나19 충격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KB국민은행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 순이익은 690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79% 늘었다. 매출은 8조41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5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27% 증가(잠정 집계)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은 대출성장으로 이자이익이 꾸준히 증가했고 신탁이익 중심으로 수수료이익도 개선되면서 뚜렷한 실적 증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NIM(순이자마진)은 1.56%로 전분기 대비 5bp 개선됐다.
신한은행도 올해 1분기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다. 신한은행의 1분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656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대출 성장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했다”며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은 30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 대손충당금으로 1878억원을 쌓았다. 라임 CI(매출채권보험)펀드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관련한 비용 532억원도 반영됐다.
◇ 비은행 부문 약진, KB증권 최고 실적…신한금투도 작년 부진 딛고 증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은 금융그룹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증권 계열사인 KB증권은 올해 1분기 22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이는 주식시장 호황으로 주식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고 고객수탁고 증대 노력의 결실로 수탁수수료가 크게 증가한데다, IB(투자금융)부문에서도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채권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시장지배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어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분기보다 72.4% 늘어난 141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KB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증권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실적 상승을 이뤘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5배 늘어난 1681억원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카드 순이익(1681억원)도 1년새 32.8% 증가했다.
◇ 하반기 리스크 변수는?
두 회사는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결과 상반기 KB금융 순이익은 2조3415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314억원) 대비 35.23%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추정 순이익은 2조745억원으로 전년 상반기(1조8422억원) 보다 12.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유동성과 건전성 지표인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90% 수준으로 하락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이자상환도 올해 9월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도 “현재 은행도 대출을 해 준 차주들에 대한 부실 상태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자상환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에 리스크 대한 대비(연착륙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매도 재개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혹은 불확실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비은행 부문 계열사의 이익이 크게 늘어났으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그만큼 수익에도 변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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