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은행권이 네이버를 두려워하는 이유

[알경] 은행권이 네이버를 두려워하는 이유

기사승인 2021-06-23 06:18:01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카카오뱅크 보다 네이버 금융플랫폼이 기존 은행에 더 위협적 존재”

이는 최근 은행권 관계자의 평가입니다. 시중은행은 올해 디지털금융 강화, 해외 시장 확대를 경영전략의 화두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네이버의 금융영토 확장은 시중은행에 있어서 부담스런 부분입니다. 

그만큼 네이버금융의 확장성은 파급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국내시장에서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금융시장을 확장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현지 은행과 협업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알기쉬운 경제(알경)’에서 네이버의 금융전략과 해외사업 방향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 네이버, 이커머스 통한 우회적 금융사업 확장 

국내에서 네이버의 금융전략은 쇼핑(이커머스)과 핀테크(금융)의 융합입니다. 네이버는 검색 위주의 포털사이트를 넘어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입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1년 기준 온라인 결제액 부문에서 2조8056억원을 기록, 쿠팡(2조4072억원), 이베이코리아(1조6106억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네이버 결제 금액의 대부분은 네이버페이 간편결제를 통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이버페이는 커머스와 핀테크를 연동할 수 있고, 수많은 중소상공인 등 소규모 쇼핑 판매자들도 수수료 없이 네이버 쇼핑에 입점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쇼핑)을 통해 소비자의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을 연동해 금융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업 입점한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험 및 대출지원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담보 및 보증 없이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향후 네이버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보다 폭 넓은 맞춤형 금융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


◇ 네이버, 자회사 라인 통해 담대한 해외 영토 확장

네이버가 시중은행에 위협이 되는 큰 이유는 해외 사업 파급력 때문입니다. 네이버 해외 자회사 라인은 카카오톡과 유사한 메신저 플랫폼입니다. 라인은 현재 동아시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통해 직접 인터넷은행 사업(라인뱅크)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라인 메신저 사용자 점유율(인구수 대비 비중)은 일본 85%, 태국 67%, 인도네시아 32%, 대만 88%에 달합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 보폭을 넓히려는 국내 은행으로서는 또다른 경쟁자가 생긴 것입니다.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서 은행, 증권, 보험, 페이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라인파이낸셜은 인터넷은행, 증권업에 진출했고, 라인페이는 간편결제 사업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라인페이는 과거 텐센트(중국 빅테크기업)의 결제애플리케이션 위쳇페이가 중국 시장을 석권한 것을 벤처마킹하고 있습니다. 위쳇페이는 알리바바(중국 대형 전자상거래기업)의 알리페이 보다 9년 늦게 출시했으나 커뮤니케이션 앱과 연동하면서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사업 확장은 리스크도 함께 동반합니다. 현재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국가를 장악한 메신저 플랫폼이지만 아직까지 큰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본은 여전히 현금 중심의 사회로 아직 온라인 결제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코로나19 이전 일본의 비현금결제비율은 20%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때문에 라인은 한때 모 회사 네이버에 비용 부담을 야기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조금씩 변하는 추세입니다. 일본의 신용카드 회사 JCB가 2020년 7월 말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편현금거래가 많던 업종 종사자 중 60% 이상이 현금 대신 캐시리스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남아시아 핀테크 시장의 성장도 네이버(라인)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디지털 금융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2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동남아 국가 정부도 취약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네이버의 해외 진출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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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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