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전히 은행업무 특성 상 타 업권 진출에 대한 규제는 여전해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계열사를 묶은 통합 플랫폼 구축도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는 자사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금융지주의 올해 경영 전략과 맞물린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SOL'에 생활서비스 기능을 추가한다. 특히 신한은행 모바일뱅킹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계열사 간 통합결제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현재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미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았고, 하나금융도 올해 11월까지 하나카드의 ‘원큐페이’를 그룹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도 은행과 카드를 연계한 통합 결제 방식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금융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은행도 자체적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기조는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rtner)는 2030년까지 현재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타 은행에 흡수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서비스 활성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금융업권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 르미은행은 업무의 50%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이뤄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은행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씩 개방하고 있다.
다만 은행업이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은행은 빅테크 기업과 달리 다양한 사업 확장이 제한돼 있다. 은행법에 명시된 은행업무와 부수업무 외에 사업 다각화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즉 자체적인 사업 확장이 아닌 타 업권과 제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 확장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존 금융소비자를 묶어놓기 위한 전략에 더 가깝다”며 “KB국민은행도 지난 2019년부터 알뜰 폰 사업도 했으나 사실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은행 내부 문화와 철학은 경직적이고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체질 개선을 위한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은 약 2000만명이 넘는 금융소비자를 보유하고 있고,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도 1200만명이 넘는다. 때문에 서비스 다각화는 기존 소비자를 보다 묶어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활플랫폼 진출은 향후 비이자이익 창출과 고객경험 개선 측면에서 하나의 도전과제로 보인다”며 “다만 규제 측면에서 이것을 부수업무로 허용할 것이냐 또는 부수업무가 안되면 혁신금융서비스로 예외 적용을 해서 얼마나 사업을 확장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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