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호텔·항공업 재무건전성 ‘휘청’…주거래은행도 고심

코로나19에 호텔·항공업 재무건전성 ‘휘청’…주거래은행도 고심

기사승인 2021-07-01 06:20:02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호텔·레저·항공업의 재무건전성도 타격을 받게 됐다. 현재 관련 업종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내고 있고, 부채도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신용등급까지 하향되면서 금융권에 조달받은 차입금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된다면 그만큼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채권자인 은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호텔·항공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을 내고 있고, 신용등급도 하향됐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호텔업의 부진은 예상된 것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특히 부대시설 수입 비중이 높은 특급호텔은 매출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 평균 객실이용률은 1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줄어들었다. 

대기업 계열 호텔업종도 부진한 상황이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올해 1분기에 207억8800만원의 손실을 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호텔롯데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 722억66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했던 지난해 1분기(791억3400만원)와 다르지 않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1조4670억5300만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은 코로나19에 취약한 ▲호텔업 ▲면세점 ▲리조트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로 해외관광객이 급감한 만큼 영업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차입금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종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해외자회사 자금 지원도 부담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해외 자회사인 롯데호텔뉴욕팰리스와 롯데유럽홀딩스의 자금을 지원했다. 특히 롯데유럽홀딩스는 약 1352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채권을 유동화해 ABCP(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했다. 롯데그룹의 주거래처인 신한은행이 SPC(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조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호텔업종은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영업부진이 불가피한 상태”라며 “그렇다고 해서 은행 내부적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의 부진으로 인해 당분간 IPO(기업공개)로 어렵게 됐다. 호텔롯데의 부진은 롯데그룹(롯데지주) 지배구조 개편에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호텔롯데(롯데지주 지분 11.1% 보유) 실적 회복과 IPO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단계인 롯데지주-호텔롯데 통합지주회사 체제 형성 가능성도 당분간 낮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텔롯데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롯데제과 지분을 매각했다.

항공업도 어려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발생으로 인해 여전히 출입국이 제한돼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LCC(저가항공사)의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저가항공사의 적자는 진행형이고 부채비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진에어의 부채는 약 4646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793%로 글로벌 항공업 평균 부채(300%) 보다 높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도 1750%로 집계된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항공사들의 현금 유출액 대비 보유 현금 규모와 자본잠식 상태를 감안할 때 저비용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추가 차입과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지난해 국내 7개 LCC에 약 4000억원에 달하는 무담보 대출을 제공했다. 추가적인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다. LCC는 지난해와 올해 유동성 절벽에 대응하고자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그렇다고 상황이 아주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대한항공은 이달 30일 산업은행의 확인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 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 따라서 이들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 통합도 가능해진다. 백신접종 가속화도 항공업계에는 희소식이다. 정부는 올해 9월까지 전체 인구 70%에 달하는 백신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50%로 확대되고 이 가운데 50%가 여행을 생각한다면 잠재 출국자 수는 2019년의 44.7%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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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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