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 임문 이후 금융 전문 관료 입지 굳혀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내정했다.
고 위원장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금융정책 관련 전문 테크노크라트로 불린다. 고 위원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지낸 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임 중인 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인 고승범 후보자를 선정한 것은 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최초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연임하는 등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서비스국장 자리를 지내면서 은행, 보험, 중소서민금융 분야를 다루기도 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6년부터 한은 금통위원으로 역임했고, 지난해에는 이 자리를 연임하기도 했다.
그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두고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윤창현 의원은 교수 출신으로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고 내정자에 대해 “한국은행 70년 역사상 최초의 연임 금통위원으로 경제를 깊이 있게 짚어낸 경륜까지 더해 우리 금융을 발돋움을 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매파 출신 경제 관료, 금융 기조 변화 가능성도
고 위원장 내정자는 거시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가진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금통위원에서 금융위원장으로 온 첫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그는 통화 정책에 있어서는 매파 성향을 가진 관료다. 그는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서 위원 7명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 불균형 문제를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이 때문에 향후 금융 정책 방향이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해결할 과제도 산적하다. 코로나19 시대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 가상자산(가상화폐) 논란 해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금융지원 딜레마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고승범 내정자는 이날 금융위원회가 낸 ‘금융위원장 후보자 내정 소감’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회복에 매진하면서 국정과제와 금융정책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라며 “전(前) 금융위원장이 추진한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의 완전한 극복, 실물부문·민생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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