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투자운용 성적표는…KB·농협 ‘희비’

금융지주, 투자운용 성적표는…KB·농협 ‘희비’

기사승인 2021-08-28 06:01:01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던 금융지주가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 투자(지분법 기준)는 회사 마다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831억원이 넘는 투자이익(평가손익)을 내면서 크게 선방했으나 농협금융지주는 281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농협금융지주의 이 같은 부진은 자금을 출자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정손익이 아닌 만큼 주가 상승 시에는 다시 지분법 이익이 늘어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28일 금융권과 IB(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가운데 KB금융지주가 관계기업·공동기업 지분 투자와 관련해 831억3500만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661억3700만원), 하나금융지주(331억200만원), 우리금융지주(262억4100만원) 순으로 이익을 거뒀다.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281억6900만원의 손실(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 지분법 손익 기준)을 냈다. 지난해 말 견조한 투자수익(978억800만원)을 낸 것과 상반된다. 이는 농협금융지주 자회사가 출자한 펀드 일부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에스제이엘파트너스(SJL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제네시스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제네시스1호)가 올해 상반기에만 1014억29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펀드에 간접적으로 자금을 출자한 농협금융지주의 지분법 손실은 337억2900만원에 달한다. 

이른바 임석정 펀드로 잘 알려진 제네시스1호는 셀트리온그룹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전환사채(CB) 매입한 사모펀드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18년 약 2000억원 규모로 자금이 조달됐고,  NH투자증권. 신한은행, 새마을금고, 삼성증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펀드의 전환가액 설정은 상장사인 셀트리온의 주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만약 셀트리온의 주가가 으르면 그만큼 투자수익 규모가 커지게 된다. 

제네시스1호는 지난해까지 꾸준한 수익을 냈으나 올해부터 부진한 투자이익을 내고 있다. 이는 셀트리온 주가 흐름이 펀드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항체치료제) 이슈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 주가는 36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2020년 초 셀트리온 주가가 17만7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당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도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면) 내년(올해) 봄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렉키로나)는 서 회장의 ‘호언’과 달리 ‘게임 체인저’가 되지 못했다. 이는 결국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셀트리온의 연중 기준 주가가 약 15.25%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가 기대 보다 못 미쳤고, 정부도 코로나 백신 확보로 정책을 급선회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멀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농협은행이 출자한 스타트업 투자 펀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DSC 슈퍼맨 투자조합 1호’(200억원 규모)는 DSC인베스트먼트와 경기도가 협업한 스타트업 육성 펀드로 경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50억원), NH농협은행(50억원), 신한은행(30억원) 등이 참여했다. 운용사인 DSC인베스트도 20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경기-DSC 슈퍼맨 투자조합 1호는 올해 상반기 250억65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초기 투자금액 보다 많은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해당 펀드에 25% 지분을 보유한 농협금융도 간접적으로 손실(62억6600만원)을 봤다. 

이에 자금을 출자한 농협은행 측은 “바이오기업에 투자한 상장 주식이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많은 하락한 것에 대한 평가손실”이라고 설명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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