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국민은행은 5조8,524억원의 ETF편입 신탁을 팔아 558억원의 수수료를 거뒀다. 이어 신한은행은 2조337억원을 팔아 99억원의 수수료를, 하나은행은 3136억원을 팔아 29억원의 수수료를, 우리은행은 1조6632억원을 팔아 116억원의 수수료를, 농협은행은 1조6632억원을 팔아 41억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목표전환형 ETF편입 신탁에 대해 상품 설정 후 별도의 운용 없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매도만 하는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며 1% 수준의 선취 수수료 받아가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목표수익률 설정 ETF 신탁의 89.8%가 5% 미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고객 수익의 20% 이상을 수수료로 받아 간 것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온라인 주식매매 수수료를 거의 받고 있지 않는 데 반해, 은행들은 동일한 경제적 효과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안긴 것이다.
지난해처럼 수익률이 좋을 때는 짧게는 몇 주 사이에도 목표 수익을 채우고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입 시 같은 상품으로 계속해서 수수료 선취가 가능하다. 일부 은행은 지난해 한 고객으로부터 ETF 신탁으로 10회씩 이상 수수료를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9년까지 5대 시중은행의 비대면 신탁(ELS 편입 특정금전신탁 기준) 계약건수는 0건이었으나 지난해 5174건, 2263억원으로 늘어났다. ETF 편입 신탁의 경우, 7712건, 67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판매에 나선 은행이 늘어나 판매금액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은행들이 모바일앱 로그인 행위가 불특정 다수가 아닌 고객을 특정한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난해부터 ELT, ETF 관련 비대면 신탁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 자본시장법은 불특정 다수에게 신탁 광고를 금지하고 있는데, 모바일앱을 통한 신탁 판매가 광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다른 업권에서는 판매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윤관석 의원은 “편입한 ETF를 운영하지도 않으면서 과도하게 수수료 수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수료 규제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 신탁과 관련해서 금융 업권별로 법령해석에 혼선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공정경쟁과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조속히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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