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사업다각화로 보기에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기존의 배달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이에 신한은행은 배달앱을 통한 데이터 축적을 방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2월 22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달 서비스 명은 ‘땡겨요’로 ‘혜택을 당긴다’, ‘단골 고객을 끌어당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한은행은 강남과 서초 등 서울 5개 구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점차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강북 지역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배달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앱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배달 대행 플랫폼 ‘생각대로’ 운영사인 로지올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용법은 기존 음색 배달앱과 동일하다. 앱을 내려받은 뒤 음식을 배달받을 주소를 입력하면 일정 반경 내 배달 가능한 가맹점들이 표시되고 주문을 하면 원하는 장소로 음식을 배달해준다. 신한은행의 배달 서비스 ‘땡겨요’는 기존 배달앱과 달리 광고비용, 가맹점 입점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시도는 사업다각화 및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서비스 활성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만 은행업이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더군다나 신한은행의 배달 서비스는 은행업무와 동떨어진 사업이다. 수익성에서도 의문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자체 사업이 아닌 배달대행업체를 끼고 사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빅테크 간 기울어진 운동장 맞추기는 은행업권의 의지이긴 하나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배달업체 관계자도 “배달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만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입점할 수 있는 동기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며 “즉 가맹점 입점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 유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쿠폰이나 마일리지 같은 혜택이 꾸준히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애플리케이션 구축만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예를들어 현재 각 지자체들이 독자적인 공공배달앱을 출시했으나 경기도를 제외하고 다수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사업 확장이나 수익성 보다는 기존 금융소비자를 묶어놓기 위한 전략에 더 가깝다”며 “KB국민은행도 지난 2019년부터 알뜰 폰 사업도 했으나 사실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은행 내부 문화와 철학은 경직적이고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배달앱은 수익성 추구가 목적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금융소비자의 금융외 소비데이터를 수집하고 은행이 보유하고있는 금융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배달 노동자나 소상공인 등 빅테크에 종속되어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들에게 수수료등 각종 부대비용 감소를 도모하고 비정형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이분들에게 맞는 금융서비스를 하는 은행의 사회적 기능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음식배달앱 진출은 수익이 아니라 금융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확보와 소상공인, 배달노동자들 위한 은행의 사회적 기능 실현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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