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우리 만이 가진 강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여 경쟁자들과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우선 현존 금융지주의 명확한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기업공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한 때 45조원, 카카오페이는 33조원에 육박했다”며 “이에반해 우리는 은행, 증권, 카드, 캐피탈, 보험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이들 보다 시총이 5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굉장히 비합리적인 결과이지만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우리는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손님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빅테크 진출이 어려운 기업손님들을 위한 디지털 맞춤서비스와 그룹이 가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구호의 나열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기반부터 재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돼야 외부의 역량있는 기업과 제휴나 투자를 선도하는 생태계의 완성도 가능하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는 은행뿐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디지털로 무장해 함께 진출해야 한다”며 “많은 이들이 우리의 글로벌 파트너가 되고 싶도록, 그룹이 가진 글로벌 인적 및 물적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강화해 금융의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한다면 하나금융그룹의 미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