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방화가 원인…60대 남성 체포

강릉 산불, 방화가 원인…60대 남성 체포

“주민들이 나를 무시해서 방화했다” 진술

기사승인 2022-03-06 14:55:51
동해 산불 피해 현장.   사진=김동운 기자

지난 4일 강릉시에서 최초로 발생한 강릉·동해 산불의 범인이 잡혔다. 60대 남성 A씨는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토치를 이용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강릉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와 일반건조물방화,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A(6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토치 등을 사용해 자신의 주택 등에 불을 질러 대형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 A씨에게서 헬멧과 토치, 손도끼, 부탄가스, 손전등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 남성은 토치 등으로 자택과 빈집에 불을 질러 인근 산림으로 옮겨붙게 내버려 둠으로써 대형산불의 빌미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시 옥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직선거리로 10km가량 떨어진 동해시까지 번졌다. 이 대형 산불로 산림 500ha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현재까지도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 또 이 일대의 87개소가 넘는 시설물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의 모친 B(86)씨는 A씨가 낸 산불을 피해 대피하던 중 밭에서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B씨는 당시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거동도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그동안 주민들이 나를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5년 전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한편,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대형 산불의 원인은 담뱃불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초 발화 현장을 찾은 산림청 관계자는 “현장을 먼저 조사한 산림과학원에서 아직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미상이라고 했다”며 “담뱃불도 가능성 있는 여러 발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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