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부모보험’ 제도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유급 육아휴직 제도에서 제외됐던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부모보험’ 관련 보고를 했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인수위 정례브리핑에서 “복지부에서 (부모보험) 관련 업무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부모보험’이란 생애 초기 부부가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출산·육아휴가자의 휴가 수당과 휴직 급여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자녀 양육 부담의 짐을 사회 전체가 골고루 나눠지자는 취지다.
복지부는 부모보험을 통해 육아휴직 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시킬 방침이다. 현행 제도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 양육을 위해 근로자 부모가 최장 1년간 휴직할 때 고용보험기금에서 70~150만원을 지급했다.
여기서 육아휴직 기간을 현행 12개월에서 18개월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를 위해 육아휴직 시 급여 수준도 최대 150만원에서 단계적으로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모보험’은 유급 육아휴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보험 대상이 고용보험 가입자에서 전 국민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은 유급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할 수 없어 임신·출산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필요한 재원은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활용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료처럼 건강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거둬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윤석열 정부 중반기인 2025년부터 이를 시행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르면 내년에 ‘부모보험법’과 하위 법령을 만들고 기본 계획과 시스템 구축을 거치는 등 작업을 할 계획이다. 다만 제도를 만들려면 더불어민주당과 협조해 법을 바꿔야 한다.
부모 보험이 도입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이어 6번째 사회보험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수위 차원의 검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2일 쿠키뉴스에 “현재 인수위에서 부모보험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사회복지문화분과에서 육아휴직 활성화와 부모급여 도입 등 공약 내용을 우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0~12개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월 100만원씩 지급하는 부모급여 도입을 공약한 바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행 육아휴직 제도는 고용보험 가입자 외엔 혜택이 없다. 4대 보험 중 가입률이 제일 낮은 것이 고용보험”이라며 “고용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의 육아휴직 제도에서 임신‧출산 지원이 확대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라며 “건강보험료는 전 국민이 내지만 혜택은 부모가 된 사람들만 받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