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론스타 의혹과 관련해 “항상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추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공무원 재직 시절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매각 및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제기 등 모든 과정과 연관돼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서면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3년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했을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매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론스타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고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을 당시 그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시민단체들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이었던 추 후보자가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인수를 금지하는 은행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예외로 인정해 묵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추 후보자가 2011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도왔고, 론스타의 ISDS 제기 이후 재정경제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으로서 론스타 ISD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할 때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론스타 먹튀 논란은 지난 2003년 8월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834억원에 헐값으로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HSBC에 이를 매각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한국정부가 외국자본의 ‘먹튀’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결국 2011년 하나금융에 재차 매각을 시도해 2012년 1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외환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HSBC와 하나금융에 대한 매각 승인을 한국정부가 부당하게 지연했다면서 2012년 11월 ISDS 중재를 제기했고, 현재 선고를 앞둔 상태다.
론스타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른 것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의혹 때문이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도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바꿔치기를 진행하고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심사 등의 은행 인수를 위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3년 9월 론스타가 우리나라 금융당국에 제출한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신청서에 포함된 투자자와 최종 인수가 이뤄진 10월 30일 투자자가 변경됐음에도 변경된 투자자에 대한 대주주적격성심사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문제삼았다.
또 론스타와 같은 비금융주력자의 자산이 2조원이 초과할 경우에는 은행에 대한 대주주 자격이 없다. 지난 2012년 서울중앙지법은 론스타가 2005년부터 2011년 12월 5일까지는 비금융주력자였다고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때문에 모피아, 검은머리 한국인이라는 단어는 이 시기에 등장했다. 특히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은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 매각했다는 혐의로 법정 공방에 휘말리기도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