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질병청장 “국민 수용성 높은 방역 정책 만들겠다”

백경란 질병청장 “국민 수용성 높은 방역 정책 만들겠다”

과학 방역·빅데이터 기반 연구·인구집단 특성별 정책 수립 목표
“정책 결정과정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신뢰 얻을 것”

기사승인 2022-06-09 15:48:09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향후 방역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에 맞추는 한편, 국민 의견을 토대로 한 합리적 정책 결정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백 청장은 9일 청주 오송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종감염병 위기는 초유의 상태라 정보나 근거가 매우 제한적인 만큼 방역 정책을 세울 때도 불확실성이 컸다”며 “그런 과정에서도 정은경 전 질병청장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왔다. 그만큼 국민의 신뢰와 협조를 얻었고, 국민의 자발적 방역 참여를 이끌어낸 것 같다. 이 점을 계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데이터가 부족했던 초반과 달리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더 합리적이고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정책안을 만들고자 한다”며 “지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과제와 방역을 토대로 체계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언급했다.

백 청장은 크게 △과학적 방역 정책 △빅데이터 기반 정책 △인구집단 특성 분석 세 가지를 목표로 했다. 

우선 산재된 감염병 정보를 한 곳에 모으고 업무 연구 목적에 맞게 데이터를 생산, 변환, 가공할 수 있는 ‘전용 빅데이터 플랫폼 방역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데이터만으로는 해석이 부족한 영역을 해결하기 위해서 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신설, 전문가의 역량과 집단 지성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인구집단 특성에 맞는 방역 수용성 정책 연구를 강화함으로써 집단 특성별로 차별화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대량화된 정책효과를 분석해 위험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방역 대책을 세워 기존 해결되지 못했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한 정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백 청장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정책 수립이 목표지만 그 안에는 과학적 방역이 기본이다. 이는 의료체계나 방역에서의 과학이기도 하지만 사회경제적인 부분도 과학이 들어가야 한다”며 “방역강화를 해야 한다면 국가가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얼만큼 감당해낼 수 있느냐라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고 정책적 균형이 잘 맞도록 외부 부처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정책 수립에 있어 많은 자문을 해왔지만 사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윤석열 대통령 말씀에서도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전달한 바 있고 위원회의 결정사안이 강화된 만큼 향후 전문가의 의견이 정책 결정에 있어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백 질병청장은 전문성 확대를 위해 ‘개방형 직위 직제’를 검토하고 조직 개편 및 인력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급하게 질병청으로 승격한 만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조직이나 인적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백 청장은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상황 대응책 마련에 쫓겨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을 잃은 유가족 애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고인을 잃은 안타까움이 숫자로만 기록되지 않도록 방역당국이 더 철저한 준비를 하고 미래 감염병 대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생산, 효율적 방역설계도 중요하지만 국민 자발적 참여가 대응의 뼈대라고 생각한다. 방역당국은 정책결정과정에서 활용된 근거와 위원회 논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신뢰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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