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어대명’ 속 ‘97그룹’ 부상...속내는 2등 사수?

野 ‘어대명’ 속 ‘97그룹’ 부상...속내는 2등 사수?

‘세대교체’ 목소리 높이는 97그룹
최요한 “어대명 깨긴 쉽지 않을 것”

기사승인 2022-07-01 06:20: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후보군들이 뚜렷해지고 있다. 민주당 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이번 전대는 이재명 의원 대 97그룹의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뒤집을 만한 변수가 크게 보이지 않아, 이번 전대의 핵심은 2등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과 지선의 연이은 패배로 ‘이재명 책임론’이 분출되면서 97그룹들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신진 세력이 당을 이끌어가야 된다며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97그룹 내에서 가장 먼저 출마 선언한 강병원 의원은 출마의 변으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9일 “새로운 인물이 이끄는 새로운 민주당. 이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당 혁신과 통합의 징표”라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어달라”고 피력했다. 

박용진 의원도 세대교체론을 꺼내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전날 “국민들은 민주당의 주류교체를 기대하고 있다”며 “지금의 흐름이 세대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류교체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훈식 의원이 내달 3일 당대표 출마 공식 선언을 예고했다. 박주민 의원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6그룹(80년학번, 60년대생) 좌장격인 이인영 의원이 지난 28일 97그룹의 ‘양강 양박’(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들을 만난 당권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또 친문계 유력주자 였던 전해철, 홍영표 의원 들도 불출마 선언을 하며 사실상 97그룹에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각 세력들이 반이재명계로 묶이는 가운데, 이재명 의원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이 조만간 출마 공식 선언을 할 것이며, 이는 7월 초쯤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그를 지지하는 모임인 ‘개딸’들과 적극적으로 SNS 소통을 하고, 당 의원들과 두루 접촉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최근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인 안규백 의원과도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전대 구도와 관련해 ‘어대명’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97그룹과 더불어 다른 세력들이 모두 이 의원을 견제한다고 하더라도 명분이 명확하지 않아 지지세가 이 의원에 비해 약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오히려 ‘2등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 3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의 핵심은 2등 싸움이다”며 “2등해서 남는 것이 있는 사람들이 출마하는 것 같다. 이번 2등은 차후 당내에서 권력구조나 입지 등을 봤을 때 새로운 세력에서 일단 한 발 먼저 나아간 선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97그룹이 전대를 흔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체급을 올릴려고 나오신 분들이 많아 보인다. 새로운 세력들을 띄우려는 것 같은데 이 의원의 대항마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 완주도 끝까지 안하실 분들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어대명 깨기 위해선 지금 반이재명계가 똘똘 뭉쳐야 하는데 이게 쉽진 않다”며 “이유는 각자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를 거다. 반 이재명계로 전체가 묶여서 손을 합쳤을 때 이득이 큰 지 따져보면 쉽지 않을 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반 이재명 방향이고 그렇게 계속 가면 어대명을 깰 가능성이 없다”며 “97그룹이 단일화를 할 뿐만 아니라 단일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경선에서 극적으로 뒤집어지는 드라마틱한 결과가 있었다”며 “그런 전통이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의원을 반대하는 그룹의 명분이 명확하지 않아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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