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국회가 본격 가동되며 멈춰있던 의료계 법안 논의가 재개됐다. 간호법, 전남권 의과대학 설치법 등이 국회 문턱을 넘을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일 후반기 국회 첫 전체회의를 열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응 정책, 계류된 법안 등을 논의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대표발의한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설치에 관한 특별법안’을 언급하며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 의지를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국립목포대에 의과대학을 설치하고 지역공공의료과정 전형을 별도로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 의원은 “전남은 유일하게 의대가 없고 의사‧간호사도 없어 의료인력을 빨리 양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0년 7월 당시 문재인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의사 증원과 전라남도의 의대 신설방안을 발표했는데, 정부의 입장은 변함없나”라고 물었다.
복지부는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9.4 의정합의로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재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함은 없다”고 강조했다.
복지위를 통과한 뒤 법사위 심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법안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안,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일부개정안,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 의료계 뜨거운 감자였던 법안은 안건에서 제외됐다.
특히 간호법은 복지위에서 대거 수정을 거쳐 지난 5월 통과됐지만 이제껏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적정 노동시간 확보 등 간호사의 처우 개선을 명시한 법안이다.
논의가 멈춘 사이 보건의료계간 직역 갈등은 최고조에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등 보건의료계 13개 단체는 간호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단체장 회의를 열고 ‘간호법 저지 13개 단체 보건의료연대(13보건의료연대)’를 결성했다. 간호법이 법사위에서 논의돼 통과될 경우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결사 저지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통과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감사는 “보편적인 간호 서비스 제공이 현대 간호의 출발”이라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 누구나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받기 위해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법사위원장이 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만큼 논의가 지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법사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일에 첫 회의가 열렸던 만큼 후반기 국회에선 아직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간호법은 복지위 통과 때 논란이 있었던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