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이 18일 시작한다. 이 대표가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것.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 입장을 확인하고 쟁점 정리와 증거 검토를 위한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인 이 대표가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하지 않고 이 대표의 법률 대리인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법률 대리인은 부장판사 출신인 이승엽(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선임됐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도 맡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땐 알지 못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던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의 대면 보고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파악했고,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교류해왔다고 파악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용도 변경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는 데도 국토부 요청을 받아 이행했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는 경기도 국감에서 “(부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4단계 변경한 것은) 국토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안 해주면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국토부로부터 용도변경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성남시의 자체 결정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도 제한돼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 받은 선거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유일한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그러면서 검경의 이 대표를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판단, 윤석열 정부의 ‘정치탄압’으로 규정해 결사항전 태세에 돌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 정부를 겨냥해 “본인들의 실정과 무능을 덮기 위한 정략”이라며 “윤 정부의 낮은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방안으로 전 정권 탄압과 야당 공격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위원장 박범계)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삶을 걱정하고 챙겨야 할 정권이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에만 빠져있다”며 “이제라도 복수혈전을 멈추고 국민 삶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규탄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된 배모씨에 대한 첫 재판도 열린다. 배씨는 지난해 8월 김씨가 민주당 관련 인사 3명과 함께 식사한 자리에서 김씨를 제외한 이들 3명의 식사비 7만8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 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고 있으나, 검찰은 선거법 공소시효를 고려해 지난달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먼저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의 법인카드 유용 규모는 150여건, 2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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