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다시 떠오른 文의 3시간...“골든타임 추궁 안할 수 없어”

정치권에 다시 떠오른 文의 3시간...“골든타임 추궁 안할 수 없어”

정치권, 박근혜 7시간 의혹 모습과 데자뷰
검찰 칼 끝 박지원 전 원장 향해

기사승인 2022-12-05 15:26:40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월 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 관계장관회의 시작 전 자료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으로 구속되고 노영민 전 비서실장이 불법취업 개입 혐의로 출국금지 됐다. 검찰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를 향한 수사가 본격화 된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을 검찰이 밝혀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이는 흡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의혹 당시 정치권의 모습이 재현됐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라진 7시간’ 에 대한 행적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현재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을 두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5일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 판단과 언어로 검찰과 사법부의 판단을 재단할 게 아니라 스스로 보고받고 판단한 것이라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당 내에서는 지난 10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제기된 ‘문 전 대통령의 3시간’ 의혹 추궁에도 나섰다. 

지난 10월 17일 감사원 결과가 나온 당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이 3시간 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북한에 넘겨주고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반드시 밝혀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에 태워지는 3시간 동안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고 청와대, 국방부, 해경도 구조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한 일은 월북 조작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마치 이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수색을 계속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7시간 의혹 때와 비슷한 모습”이라며 “이번 서해 피격사건의 경우도 문 정부 대처에 의문스러운 점이 많고 그래서 우리가 관련해서 태스크포스(TF)도 한 것”이라고 했다.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도 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당연하다”며 “본인이 최종 재가했다고 입장을 밝히지 않았나. 대통령이 잘못된 승인을 했기 때문에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든타임 중 3시간은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를 하고 동생이 사살될 때까지의 시간인데 그동안 대통령은 과연 어떤 지시와 재가를 했는지 그런 것들을 추궁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야3당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소속 의원들이 지난 2016년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 합병과 국민연금공단의 개입 문제를 밝혀내기 위해 증인을 추가로 채택해야 한다며 이날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측은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5일 CBS라디오에서 “안보적 영역을 사법적 잣대로 정치보복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서해에서 돌아가신 국민의 목숨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최근 이태원 참사의 책임은 누가 지는거냐.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게 바로 윤 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일 서훈 전 실장에 대해 “범죄의 중대성,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전 실장은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인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것과 관련해 ‘자진 월북’ 정황이 있었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발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국방부와 국정원 등 관계부처에 피격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구속 기간 동안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전 정부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문 전 대통령이 최종 책임자라고 발언한 것도 검찰 수사에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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