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자율투표로 부치되 부결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21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비명계에서도 부결시키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노선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그간 이 대표가 꾸준히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가 효과적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신상발언 이후 자리를 떴으며 곧바로 자유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설훈 민주당 의원은 자유토론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고 강력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탈표 방지에 힘을 실었다.
그간 이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까지 만류했던 설훈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이 대표와 오찬한 점을 언급하며 “27일날 체포동의안이 나오면 무조건 부결시켜야 한다. 그다음에 이재명 대표가 할 일은 본인이 잘 알고 있다. 전원이 다 부결시키자”고 강조했다.
이어 “부결 시키고 나면 이 대표가 알아서 액션을 할 것이다 걱정하지마라”라며 “일단 부결시키는 것이 우리 당이 사는 길이다. 그러면 다음 총선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설훈 의원 발언 이후 “이견이 없었다” 전했다.
당 내에서는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설 의원이 ‘부결시키자’고 발언하면서 당 노선을 확실히 정리해줬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근 지속적으로 이 대표가 비명계를 만나오는 등 비명 끌어안기 행보가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수박 금지’ ‘내이름 팔지마’ 단합 강조
이 대표는 최근 설 의원 뿐만 아니라 비명계 의원들인 이원욱, 전해철, 김종민 등을 만나 당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전부터 체포동의안 표결을 대비해 당내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또 그는 지난 10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원내외 인사 간 대결구도가 격화되는 양상에 대해 “이 대표가 보내서 왔다는 식의 표현은 앞으로 쓰지 말라”라며 경고성 발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같이 발언한 것의 배경에는 친명 대 비명 간 공천을 두고 대립하는 것을 잠재우기 위함이다. 그는 “제가 보낸 사람은 지금까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수박’ 등 계파 갈등을 일으키는 단어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수박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를 비판하는 용어다. 그는 지난 14일 당원존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를 향해 문자폭탄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만나고 다닌 것이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당 내에서 아직 흔들림은 없다.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더 받고있다. 비명계에서도 결국 국민의힘이 원하는 대로 해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비명계 일각 "우리 손으로 검찰 손에 못 넘겨...지지율 우려는 여전"
다만 비명계 일각에서는 부결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전원 부결로 결론이 날 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당 지지율 하락을 꼽았다. 이재명 방탄 이미지가 굳어지면 당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명계 민주당 초선의원은 “검찰의 불공정한 수사로 인해 우리 손으로 대표를 검찰에 넘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런 기류가 크기 때문에 이탈표가 거의 없거나 많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 지지율 등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은 꽤 있다. 검찰이 계속 이 대표를 소환하고 영장한다면 다음 총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남아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27일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만으로도 단독 부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날은 이 대표의 구속이 결정되는 날이지만 동시에 이 대표의 비명 끌어안기 성적표가 공개되는 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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