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체제가 당 내홍 수습을 위해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비명계가 핵심적으로 요구했던 사무총장 인선은 제외되면서 ‘의미 없는 쇄신’이라며 비판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 대표는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호남 몫의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을 임명했다. 정책위원회 의장에는 586그룹의 좌장격인 김민석 의원, 정책위 수석부의장에 김성주 의원을 임명했다. 전략기획위원장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는 박상혁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단도 축소 개편됐다. 수석 대변인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했던 권칠승 의원이, 여성 몫 대변인에는 강선우 의원이 임명됐다. 기존 대변인 중 김의겸, 임오경 대변인과 원외 김현정, 황명선 대변인은 물러나고 박성준, 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민주당은 당직 개편 배경으로 통합, 탕평, 안정을 꼽았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세 단어를 강조했다고 이날 박성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비명계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정식 사무총장의 유임을 두고 불만을 표출했다. 비명계 한 중진의원은 2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사무총장이 유임되면 아무 의미없다”며 “사무총장 교체가 제일 핵심이었지 않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조정식 사무총장이 친명계 핵심인데 내년 총선을 위해 당내 통합과 안정을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명계 한 관계자는 “사무총장을 친명으로 유임했으니 인적 쇄신으로 보기 어렵다”며 “쇄신 모양만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조정식 사무총장 유임에 대해 “내년 총선을 위한 살림살이를 꾸리는 자리여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5선 의원으로서 일을 잘하고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친문계 좌장 전해철 의원은 이같은 당직 개편에 대해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끼는 상태다.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이 소통이나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 것이니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지켜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