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핵심 의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이 중국을 통제하면서 피해를 입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호 조치를 확실히 얻어내는 ‘경제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외교·안보·경제 각 전문가들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우리 경제를 위해 무엇을 챙겨야 하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배터리, 반도체 기업의 수출 규제 완화 등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으로 작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방문은 12년만의 국빈 방문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각별한 예우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 예정되는 등 형식과 의전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역대 대통령들의 전례를 보면 전략적으로 얻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내주고 와 실속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의 안보, 외교, 경제의 국익 수호를 위해서 핵심적으로 △북한의 확장억제 보장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 연장 △인플레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완화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의 가드레일 조항을 지적했다. 미국은 작년 8월부터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고립을 가속시키고 경쟁 우위를 지키고 강화하고자 칩4연합 구성과 함께 366조원 규모의 이 법안을 제정했다. 문제는 관련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 등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 확충을 포함한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가드레일 조항으로 인해 우리 기업이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발표를 맡은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가드레일 조항으로 인해 우리 기업이 사실상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는 규제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해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우려한다고 하면 반도체 중 첨단 군수 방산 제품 생산에 긴요한 비메모리 반도체만 규제하면 된다”며 “미국이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분리해 첨단기술인 비메모리 반도체만 규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은 올해 10월까지인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장비 수출 금지조치 유예 조치도 연장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외교원장을 비롯해 강구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 조치 적용을 1년간 유예를 받고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숨통이 트일 수 있었던 조치였다.
다만 유예기간 만료가 올해 10월로 다가옴에 따라 여전히 불확실성이 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예기간 연장 혹은 한국 업체를 수출통제 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방안에 대해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IRA, 반도체법 등 미국이 쏘아올린 자국 중심 산업정책에 우리 정부는 대책 없이 뒤통수만 내줬다”며 “우리 정부가 그동안 상황을 반전 시킬 만한 능력도 기회도 놓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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