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전 국회의원에 대한 타이이스타젯 배임 혐의와 관련, 검찰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소환조사로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7일 대법원에서 징역 6년형이 확정된 이 전 의원은 같은 달 17일 전주지검 형사3부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박석호 전 타이이스타젯 대표와 함께 추가로 기소됐다.
이들은 태국에 타이이스타젯 항공사 설립을 위해 이스타항공의 항공권 판매대금 71억여원을 부당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이스타항공이 타이이스타젯 항공기 리스비용 369억여원을 지급보증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회계상 남아있던 항공권 판매대금을 없애기 위해 이스타홀딩스(이스타항공의 지주회사)가 보유한 10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를 계열사인 아이엠에스씨가 인수해 이스타홀딩스에 대해 보유하던 채권 28억여원을 상계토록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가 이 전 의원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이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한다. 이후 공교롭게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과 가족은 타이이스타젯이 설립된 태국으로 이주했고, 사위 서모씨는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해 대가성 논란이 일었다.
9일 전주지검을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모든 사건을 동일한 원칙과 기준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검찰 입장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경우엔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는 반발이 클 것이고, 서면조사 등의 방법으로 대체하면 특혜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신중히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장은 “전주지검이 수백억대의 횡령·배임과 관련된 기업 비리를 충실히 수사했고, 이후 400여명이 넘는 대규모 채용비리 사건도 정확히 수사한 걸로 안다. 앞으로도 관련 사건을 충실히 수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소환조사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