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민선8기 들어 우범기 시장 측근 인사들의 도를 넘는 행태에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주시 기획조정국 소속 A총무과장이 앞장서 추진한 ‘제1회 총무과 팀대항 노래경연대회’도 부서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참가를 강요하는 갑질 논란까지 제기돼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열린 노래경연대회를 알리는 내부 문서에 참가 대상과 일정, 우승상금, 대회방식 등이 적혀있고 총무과장 본인의 사진이 인쇄된 문서 상단 말풍선에 “나를 위해 노래하라!”라는 문구도 새겨 넣어, 대회를 주최하는 총무과장을 위해 노래하라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어 동료 직원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일으켰다.
논란이 된 노래경연대회는 총무과장이 총 8개팀이 참가하는 것으로 계획된 내부 문서를 특정부서 공무원들에게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총무과 팀대항 노래경연대회는 기획조정국 소속 총무, 인사, 조직, 직원복지, 공무직, 기록물 이외 시장 직속 부서인 비서실과 부속·정무팀 등을 참가 대상에 포함시켜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시청 내에 공공연히 알렸다.
이에 시청 일부 직원들은 “총무과장이 시장과 친분을 내세워 교만한 행태로 공무원 조직사회에 업무의욕 상실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기획조정국 소속 총무과 부서 간 단합과 화합을 위한 노래경연대회에 굳이 시장 비서실과 부이사관실을 포함한 것도 의문이고, 8개 팀별로 의무적으로 참가를 강제하고 불참 시 벌금 부과 등의 강제적인 참가 요구는 하급 직원들에게 압박으로 느껴져 ‘직장 내 갑질’로 볼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총무과장은 지난 민선 6~7기 시절 기획조정국에서 예산과장 등을 거치면서 주요 보직을 맡아 일하면서 당시 시장과 측근들의 복심을 읽는 정무감각에 톡 튀는 업무 태도로 승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민선8기 인수위에서도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과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행사장 곳곳에 우 시장과 동행했고 저녁 식사자리에서도 종종 술을 마시며 주요 보직 욕심과 승진을 위해 우 시장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다. 기획조정국장이 있는데도 본인이 직접 나서 실·국장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등 과도한 행동으로 선후배 동료 직원들의 비판을 샀다.
민선8기가 시작되면서 주요 보직인 총무과 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올 연말 인사에는 여성 국장자리를 욕심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래경연대회는 시청 앞 오거리 주변 노래방 30인실 1곳과 10인실 3곳 총 4곳을 예약해 오후 7시부터 밤 11시가 넘도록 진행됐다. 대회 시상식을 마친 저녁 8시부터 회식이 시작됐고 술과 음식이 곁들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래방에서 술을 판매하거나 제공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으로, 불법행위를 단속할 공무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노래방에서 술과 함께 유흥을 즐긴 것도 비판을 피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노래경연대회에 쓰인 술값과 노래방 비용 등 결제 문제도 꼼꼼히 조사돼야 한다.
이 같은 의혹에 시청 살림살이를 맡은 총무과장이 전후사정을 명확히 해명하고, 술값이나 노래방 비용 결제에 법인카드 사용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전주시청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여성 총무과장이 지난해 인수위 때부터 시장 측근으로 시장의 동선에 바짝 붙어 동행하면서 위세를 과시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연말 인사를 앞두고 국장 승진을 노리고 위세가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시장도 공직사회에 불화를 일으키고 갑질로 읽혀질 수 있는 측근 인사들의 과도한 행태를 적절히 견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따끔히 질책하고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