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수부, 日 오염수 방류 묻자 ‘외교부’ 폭탄돌리기

[단독] 해수부, 日 오염수 방류 묻자 ‘외교부’ 폭탄돌리기

원전 오염수 방류 전·후 대응책은 ‘검사’뿐
해수부 해양환경 책임…오염수 방류 대응책 부재
어기구 “해수부 주무부처 책임 다하지 못해”

기사승인 2023-07-05 12:27:09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로 초읽기에 돌입했다. 우리나라의 수역을 관리하는 해수부는 방류의 사전·사후 대응책으로 ‘검사’만 내놨다. 원전 오염수 방류가 해양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음에도 별도의 대응책을 들을 수 없었다.

해수부는 국내 해역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주무부서다. 이들의 업무에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해양환경, 해운물류, 해양정책, 해사안전, 방사능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양환경파트에는 해양환경정책과 해양공간정책, 해양보전, 해양생태 등이 나뉘어있다.

어기구 의원실이 해양수산부에 질의한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책을 묻자 수산물안전관리 답변만 이어졌다.
 
해수부에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총 책임 TF 구성과 하는 일을 묻자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수산물안전관리과 중심의 기존 조직을 ‘국민안심상황관리반’으로 확대 개편했다”며 “수산정책실장을 중심으로 7개 팀을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원전 오염수의 실효성 있는 대책’에는 △해양환경 감시 △선박평형수 감시 △국민신청방사능 검사 △결과공개 △국민검증 △수입수산물 유통관리 △소비촉진 △국제협력 등을 언급했다.

국제협력을 제외한 모든 대응책이 수산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제협력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IAEA 안정성 검토와 국제해사기구 런던의정서 해양환경 측면에서 ‘보완적 논의’의 장으로 기능하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IAEA 최종 보고서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나온 만큼 방류에 대한 대책은 별도로 없는 셈이다.

해양수산부.   쿠키뉴스DB

해수부 관계자 A씨는 지난 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방류 자체에 대한 해수부의 대응책’을 묻자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문제는 해양 파트에서 담당한다”고 답했다. 

원전 오염수 방류 대책 질문에 수산물 대응책을 답변한 것에 대해서는 관련 담당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 방류는 일본과 관련된 것이니 외교부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수부 관계자 B씨는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역에 해수를 채취하고 잡히는 수산물 방사능을 검사하는 일”이라며 “해수욕장과 천일염도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에게 ‘현재 검사가 해수부가 할 수 있는 한계냐’는 질문에 “그건 답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방류 후 대응책’을 묻자 “현재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수부가 주무부처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어 의원은 “우리바다와 어민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할 해수부가 주무부처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 설득에 주력할 게 아니라 방류 방지와 사후대책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수부 해양환경과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수차례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임현범⋅이승은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이승은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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