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0일 천안시 홈페이지는 가수 이찬원이 사고를 당해 천안 K-컬처박람회 개막식 공연에 참여 못한다고 긴급히 전했다.
천안시는 11일 박상돈 시장의 핵심공약인 K-컬처 박람회를 독립기념관에서 개막한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그간 노심초사하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K-컬처 행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시 홍보는 박 시장이 의도한 박람회 본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D-1일로 행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시가 내놓은 위의 ‘한가한’ 보도자료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껏 행사 주제인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에서 글로벌 한류 문화를 노래하다’를 진지하게 전한 보도자료가 드물다. 모두 박람회 핵심에서 벗어난 것들이었다.
지난 9일 천안시청서 있었던 박람회 최종 브리핑도 행사 겉모습만 전하는 수준이었다. “K-컬처의 역사와 미래를 전하는 종합적 장(場)을 마련하겠다”는 외침만 거창할 뿐 구체적 실행 내용은 빠졌다. 그동안 시는 K-컬처박람회를 “도시브랜드로 가져가겠다”는 의욕만 앞세웠지, 박람회 실체(實體)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알맹이(K-스피릿)는 없는 간부 공무원들 대책회의, 안전 점검, 시설 점검 등 박람회 허상(虛像)만 전했다. 도대체 천안이 만들려는 신한류 실체는 뭘까. 대회 개막 당일인 11일 현재까지 궁금하다.
시는 지난 9일 행사 전 최종 브리핑에서 ‘이슈를 불러일으킬 홍보 핵심 콘텐츠’로 미디어파사드쇼와 주제공연 2가지를 들었다. 미디어파사드쇼는 독립기념관 겨레의 탑에 K-ICT기술로 ‘랜드마크로 할 만한’ 영상디자인 및 프로젝트 맵핑(Mapping)을 하겠다고 했다. 홍보 핵심 콘텐트라면서 정작 자세한 의미 전달은 없다.
주제공연은 K-컬처 역사를 보여주는 야외 전시와 짝하여 준비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 핵심 키워드를 전하는 중요 공연이다. 지금껏 시의 아무런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10일 오후 공연 실무자들이 특정 언론에 직접 전한 것으로 보이는 기사가 나왔다. 기사에 따르면 주제공연 제목은 ‘K컬처로드-빛의 길’이다. 대다수 언론은 모르는 내용이 또 있다. 30분짜리 주제공연이 11일 개막식 직후인 오후 7시30분 처음 공개된다. 구성·연출을 맡은 임영호씨는 “K-DNA가 살아있는 장르들을 총망라해, 다채로운 볼거리가 담겨있는 천안만의 공연물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주제전시를 맞은 기획사도 회사 이름(로커스)만 앞세운 홍보를 직접 주선한 정황이 보인다. 왜 시는 이런 핵심 콘텐츠를 만들면서 직접 홍보에 나서지 않는 걸까. 행사 용역사들이 제각각 나서면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이같은 천안시 홍보 난맥상이 행사 준비에 애쓴 실무자들을 개막 전부터 낙담케 한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