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여객기 문 연 10대 ‘급성 필로폰 중독’

비행 중 여객기 문 연 10대 ‘급성 필로폰 중독’

기사승인 2023-08-11 16:04:38
여객기 비상문 개방 시도한 10대.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겠다고 소란을 부린 10대 승객이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범행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김연실 부장검사)은 항공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A(18)군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신 감정 결과 A군은 범행 당시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생긴 망상으로 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여객기 안에서 다른 승객들이 나를 공격했다”며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군의 마약중독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정신감정을 했다”며 “범행 당시에는 급성 필로폰 중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관계 망상’ 증상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6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A군 집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을 확보한 뒤 범행 동기를 확인하기 위해 그를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 감정 유치했다. 감정 유치는 피의자의 정신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의사나 전문가의 감정을 받는 제도다.

A군 휴대전화 등에서는 마약 흡입용 도구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서 ‘필로폰’을 검색한 내역이 발견됐다. 또 그가 범행 직전 여객기 안에서 스스로 촬영한 동영상에는 입을 쩝쩝거리거나 비틀거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A군은 지난 6월19일 오전 5시30분쯤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소란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륙 후 1시간이 지난 시점에 여러 차례 비상문을 열려다가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A군은 또 같은 달 8∼17일쯤 머문 필리핀 세부에서 필로폰 1.6g을 2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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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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