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생존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참사는 명백한 중대 시민 재해”라며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장창훈 소방청 소방행정과장(당시 충북소방본부 본부장 직무대리), 정희영 흥덕경찰서장도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명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조항을 적용, 고소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쯤 도청 기자회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중한 처벌이 꼬리 자르기 없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생존자들은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며 “우리들도 피해자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사고 당시 생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44)씨와 한근수(57)씨도 참석했다.
협의회는 일상 복귀에 필요한 신속한 지원을 비롯해 원인 규명과 재난 담당 공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 재발 방지책 마련 등도 관계당국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참사 현장에 있던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15분 길이)도 공개됐다.
앞서 지난달 유가족협의회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김 지사 등 3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각각 검찰과 충북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국조실은 사고와 관련해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 관계자 3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