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장들이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초협)는 29일 오후 1시4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목소리 반영 등을 촉구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장들과 교사들은 “정당한 교육활동 보장하라, 아동복지법 개정하라,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하라”고 외쳤다.이날 모인 교장들은 곳곳에서 교사들이 악성 민원 등으로 사망하거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는 상황을 알렸다. 한철수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은 “수십 통씩 반복되는 민원과 전화, 따끔한 훈계에도 정서 학대로 고소당하는 게 대한민국 교실의 현실”이라며 “학교 현장은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려운 위기 상황”이라 밝혔다.
교육부의 대응책에도 교사들은 여전히 두려움을 호소했다. 광주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윤수연씨는 “교육부가 얼마 전(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 방안을 발표했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두렵다”라며 “내가 한 말과 행동, 눈빛이 학생과 학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해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지 않을지, 몰래 녹음되고 있지 않을지 하는 불안감과 우울감에 위축돼 매일을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멀리, 안전하게 아이들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작은 문제 하나까지 점검해 완벽한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교사들만 위기를 실감하는 것은 아니다. 한초협이 지난 15~26일 전국 교원, 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위기의 초등교육 살리기’ 서명 운동을 벌인 결과, 총 3만7000여명이 서명했다. 이중 학부모와 시민 참여율은 33.3%로, 사회 전반에서 초등교육 위기와 대안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무너진 초등 교육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장들도 나섰다. 한철수 한초협 회장은 “기본 교육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현장은 많은 민원과 수많은 지침으로 피폐해졌다”라며 “지난 17일 하계연수회에서 전국 교장들의 의지를 강력히 천명했다”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금처럼 교사들이 아프다고 소리 내거나 초등교육이 흔들린 적이 없다”라며 “진심을 다해 교사의 소리를 들어달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장들은 책무성을 갖고 교육 바로 세우기에 교사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신뢰와 협력의 교육동체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라고 했다.
한편, 한초협은 이날 3만7000여명의 서명문을 교육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