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텔 등 숙박업소나 음식점에서 마약 범죄가 일어났을 때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다만 이 경우 업주가 고의로 장소를 제공했을 때만 처분 대상에 해당된다.
정부는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공중위생관리법’과 관련해 “영업자의 고의 또는 교사·방조가 확인될 때만 처분 대상이 된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수사기관이 마약범죄 장소로 제공된 영업소의 위반 사실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는 영업정지 등 처분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숙박업소 업주들이 ‘투숙객의 불법 행위를 어떻게 알고 막냐’고 항의하는 등 영업정지 처분은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들은 “손님에게 마약 투약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거나, 제공토록 하거나(교사), 제공을 도운 사실(방조)이 없는 선량한 영업주는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음식점·숙박업·단란주점·유흥주점 영업자가 마약범죄 관련 장소를 제공하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았다. 마약, 가목 향정신성의약품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기타 향정신성의약품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부과될 수 있게 됐다. 업주가 손님에게 고의로 마약범죄에 필요한 장소, 시설, 장비, 자금, 운반수단을 제공했거나 교사·방조한 경우가 처분 대상이다.
손님이 룸이나 객실에서 업주 몰래 마약을 사용한 경우는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다. 업주가 장소를 제공했는지 증명할 책임은 경찰 등 수사기관에 있다.
만약 영업정지 행정처분 대상이 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사전에 통지하며, 행정절차법에 따라 당사자는 처분 전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