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횡령 환수방안 고심 깊어지는 건보공단…“컨트롤타워 대응”

46억 횡령 환수방안 고심 깊어지는 건보공단…“컨트롤타워 대응”

전 재정관리팀장, 피해 금액 변제 거부
46억 중 7억2천만 회수…39억 남아
“수사 결과 지켜봐야…법무실 역할 중요”

기사승인 2024-01-29 18:33:49
경찰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며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전 재정관리팀장.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 피의자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횡령 자금 환수 방안을 두고 건보공단의 고심이 깊어진다.

29일 건보공단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의료보험비 46억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붙잡힌 건보공단 전 재정관리팀장 최모(46)씨가 피해 금액 변제를 거부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최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는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모든 돈을 이미 탕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씨는 지난 2022년 4월27일부터 7차례에 걸쳐 17개 요양기관의 압류진료비 지급보류액 46억2000만원을 본인 계좌로 송금해 횡령한 뒤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횡령한 자금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공단 측은 2022년 9월 최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계좌 압류, 추심 등을 진행해 지난해 횡령액 46억원 중 약 7억2000만원을 회수했다. 최씨로부터 아직 회수하지 못한 돈은 39억원에 달한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은 돈의 행방에 대해 “바이낸스에 선물투자로 다 잃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다. 경찰은 바이낸스로부터 받은 최씨의 선물거래 명세서를 살펴보며 그의 진술과 일치하는지 대조하고 있지만, 거래 기록이 수만 건에 이르는 데다 누락된 기록도 있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횡령 자금을 환수해야 하는 건보공단은 속이 타들어간다. 건보공단은 채권환수 조치 등 횡령액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 입장이지만 환수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진다. 건보공단은 5개월간 최씨의 횡령이 지속됐음에도 내부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단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횡령액 환수를 위해 기획조정실, 법무지원실, 재정관리실, 홍보실 등으로 구성된 컨트롤타워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서 공단 대응 방침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서 재판에 가게 되면 법무실의 역할이 더 커질 것 같다”며 “최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한지 법률적인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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