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 수출 계약(기술 이전)을 통해 실적 확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의 라이선스 계약과 인수합병에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해 기술 이전이 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불황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술 이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종근당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권리를 이전하는 13억500만달러(한화 약 1조730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만 8000만달러 수준이다. 종근당이 희소난치성질환과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던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업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도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LCB84’(Trop2-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최대 17억달러(약 2조2400억원)를 지급받게 된다. 후보물질 상용화 시 순매출 발생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도 지급받는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플랫폼 기술과 이탈리아의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 도입한 Trop2 항체가 적용된 ADC 약물로 미국에서 임상시험 1상과 2상에 동시 진입한 바 있다.
신약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설립 3년여 만에 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총 2조3000억원의 기술 이전 계약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일본 피부과 전문 제약사 마루호에 약 2980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융합 단백질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 치료제를 연구 개발하는 기업으로, 5년 이내 5건 이상의 추가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활발한 기술 이전 움직임에 이어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도 등장했다. 제이앤피메디는 ‘가상데이터룸’(VDR)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VDR은 기업실사(Due Diligence, DD) 문서 정보를 안전하게 공유·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권한별로 문서 접근을 제한할 수 있고 문서 분석 기능도 제공한다. 또 신약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연구 결과, 임상시험 정보 등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다. 제이앤피메디는 최근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움(KIMCo)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R&D)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제이앤피메디 관계자는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효율화는 물론 임상 데이터 인사이트 도출, 신약 개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맞춤 컨설팅 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라며 “임상시험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기반 혁신 의료 데이터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