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공백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250명을 추가로 대형병원에 투입하는 가운데 군의관·공보의로 입대할 예정이었던 의대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군의관·공보의 차출에 부정적인 의대생들 중엔 오는 8월까지 현역 사병으로 입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대거 현역으로 입대할 경우 군의관·공보의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부터 군의관과 공보의 250명을 상급종합병원들에 추가로 투입한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상급종합병원의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20곳에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이 파견된 상태다. 공보의는 군 복무를 대신해 36개월간 농어촌 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 국공립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의사다.
전문의 비중이 높은 군의관이 1차 때보다 더 많이 투입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전임의로 복귀 예정인 군의관의 조기 복귀를 위해 국방부와 협의 중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장에서 지금 있는 군의관도 파견시키는 마당에 제대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가 나온다”며 “적극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견된 군의관·공보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체 인력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병역 의무가 있는 남성 의대생을 대상으로 군 휴학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016명 중 49%(2460명)는 ‘올해 8월까지 현역 사병으로 입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입대 신청을 한 의대생은 419명이다. 의대생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주로 공보의나 군의관으로 복무한다. 설문이 마감된 날짜는 지난 13일로 현재 병무청에서 ‘2024년 현역병 입영 일자 본인 선택 접수’를 진행하고 있어 의대협 측은 실제로 현역 입대를 신청한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봤다.
의대협은 “정부가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임의로 차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의대생들의 걱정이 설문조사 결과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아직 동맹휴학에 대해 허가된 것이 한 건도 없다”며 “학생들도 다시 복귀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 학교당국이 모두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