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태 등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가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량이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KPA)는 올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총 1억2690만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 4년 전 2020년 1분기에 기록한 최대 수출량을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통상 1분기 수출량은 저조한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7.8%가 늘어 올 한해 수출 증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글로벌 교역 조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유업계가 수출확대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고 석유협회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124억16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1분기 원유도입액 약 195억달러 중 63.8%를 수출로 회수한 셈으로, 국가무역수지 개선에도 일조했다.
이러한 수출액 증가로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주요품목 수출액 순위에서도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3위를 기록해 올해 우리나라 수출목표 7000억불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제품별로는 경유(41%), 휘발유(23%), 항공유(17%)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전체 수출의 81%를 차지하며 수출품목 고도화를 이뤘다.
항공유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올해 1분기 수출물량의 38% 가량을 항공유 최다 소비국인 미국으로 수출했다.
국가별 수출량은 호주(20%), 싱가포르(14%), 일본(10%), 중국(9%), 미국(8%)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수출국 중에서는 호주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호주는 2022년부터 3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1분기 수출량 비중이 매년 10%, 17%, 20%로 계속 확대되며 석유제품 최대 수출 상대국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란, 이스라엘 사태 등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우려되지만, 정유업계는 수출국 발굴 및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