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家) 단체급식기업 아워홈이 ‘남매 분쟁’ 끝에 새 대표이사 회장으로 오너일가 장녀 구미현씨를 선임했다. 물러나게 된 구지은 아워홈 전 대표이사 부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아워홈은 이사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 인사를 단행,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를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구미현 신임 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본격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회장은 지난 4월 남편 이영일씨와 사내이사에 오른 지 두 달 만에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남편 이영일씨는 이날 부회장에 올랐다.
아워홈 오너일가 남매 4인은 회사 지분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 신임 회장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각각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권을 놓고 대립해 왔다. 2017년 당시 구미현씨는 전문경영인 선임과 관련해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 편을 들었고, 2021년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의 편에서 ‘구지은 경영체제’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다 3년 만에 회사 매각을 위해 오빠와 손잡고 임시주총을 열어 구지은 전 부회장을 밀어냈다.
아워홈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 총괄사장으로 구자학 선대회장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지낸 이영표씨를 선임했다. 이 총괄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떠나는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 17일 사내게시판에 퇴임사를 올리고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경영 복귀와 함께 회사 매각을 원하는 주주들과 진정성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 전 대표는 “2021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 만에 극복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는 임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덕분”이라며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업무에 임했던 대로 해 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구 전 부회장은 “흑자전환과 격려금을 지급할 수 있었던 순간은 대표이사로서 누구보다 행복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임시주총으로 늦어진 올해 진급 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완비하며 임기를 마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