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SMR(소형모듈원전) 운전을 검증할 시뮬레이터센터가 설립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3일 대전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시뮬레이터센터 및 스마트넷제로시티 관제센터 통합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남호 산업부 2차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의 지원 속에서 개발 중인 i-SMR은 기존 1000MW(메가와트) 이상의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용량을 170MW로 줄이고 모듈화 제작 기법을 적용한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다.
이번에 가동되는 i-SMR 운전 검증용 시뮬레이터는 설계 및 운전 적합성을 검증하는 설비다. 실제와 동일하게 구성된 주 제어실에서의 비상상황 대응 훈련 등을 통해 운전원들을 교육하고 안전성을 점검·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시뮬레이터 가동을 통해 얻는 데이터는 i-SMR의 설계 인가 획득과 향후 실제 가동에 필요한 운영 허가 획득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부를 중심으로 오는 2028년까지 3992억원을 투자해 i-SMR을 개발 중이다.
연구개발 주도 기관인 한수원은 2025년까지 표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 설계 인·허가를 획득한 뒤 2030년 1호기를 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수원은 SMR이 개발돼 실제 활용되는 단계에 접어들면 SMR을 중심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친환경 무탄소 에너지를 지역에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 넷제로 시티’를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4시간 안정적으로 경제적 전기를 공급하면서도 대형 원전보다 유연한 출력 조절 기능을 갖춘 SMR과 날씨 등 환경 요인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큰 재생에너지를 하나의 전력망에 통합한 뒤 산업·주거·상업 시설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소형화된 원전인 SMR은 원자로 핵심 구성 요소인 노심,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를 대형 트럭 한 대에 실을 수 있는 정도 크기의 구조물에 통합해 넣는다.
외부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중력이나 밀도차 등 자연의 힘만으로 원자로 냉각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반 원전이 냉각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대부분 바닷가에 건설되는 것과 달리 SMR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등 여러 장점이 있어 SMR은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 차세대 청정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